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전면 공세에 나선 지 하루만에 병력을 대거 늘렸다. 러시아군이 대규모 병력 투입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는 러시아군이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에 투입한 대대전술단(BTG) 수가 지난 24시간 동안 2개 늘어나 총 78개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통신은 전쟁 초기 러시아 전투부대가 700~800명의 병사로 구성됐던 점을 근거로 러시아 병력이 5만~6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병력을 강화하기 위한 용병도 2만 여명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병력을 앞세운 러시아군은 동부 지역 곳곳에 공격을 퍼부었다. 제 2도시인 북동부 하르키우에선 러시아군 공격으로 반나절만에 민간인 15명이 숨지고 5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하르키우에서 동남쪽으로 160㎞ 떨어진 도네츠크주 크라마토르스크에서도 폭발이 이어지면서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돈바스와 하르키우 지역 약 482㎞에 달하는 전선에서 총 1,260개의 군사목표를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동남부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 점령을 위한 막판 공세를 퍼부었지만 점령에는 실패했다. 약 2,500명 가량의 우크라이나군은 마리우폴 아조우스탈을 중심으로 항전 중이다. 러시아군은 이날 아조우스탈 내 우크라이나군에 항복을 권유하며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하고 무기를 내려놓은 이들의 안전한 탈출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은 이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의 대규모 공세가 오히려 러시아군의 패착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영국 군 정보당국은 “러시아군은 돈바스 전선을 따라 폭격과 공습을 강화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잘 막아내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마리우폴을 점령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목표 달성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북부 등 다른 전선에서 경험한 환경적, 물류적, 기술적 문제로 여전히 고전 중이며 이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도 현재 러시아군의 병력 규모가 충분한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현재 러시아가 투입한 병력은 5만 여명이지만 이들 중 상당수가 징집병으로 사기와 전투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정예 군대는 4만 명이다. 통상 방어군을 압도하기 위해 필요한 비율인 3대 1에 크게 미달한다. 우크라이나 지형과 군의 기술 등을 감안하면 5대 1은 돼야 한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