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먹은 그대로 이룰 수 있어요"… 장애인이 장애인에 선물한 '희망의 노래'

입력
2022.04.20 16:00
시각장애인 작곡가 임채섭씨
'장애인의 날' 맞아 음원 발매

시각장애 작곡가가 20일 제42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을 위한 '응원곡'을 발표했다. 제목은 우리(We)와 평등(Equality)의 영어 앞글자를 딴 'WE'. 오케스트라 반주에 가수들의 목소리를 얹은 이 노래는 '우리 모두 다함께, 희망을 갖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 '장애인도 충분히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해낼 수 있다'는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담았다. 노래는 음원과 뮤직비디오로 제작돼 국내외 음원 사이트와 유튜브, 사회복지법인 '따뜻한동행'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공개됐다.

곡을 만든 임채섭(42)씨는 "'마음먹은 그대로 이룰 수 있어요. 장애 없는 세상 함께 만들어가요'라는 가사처럼 장애인들이 용기를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재능기부를 했다"며 "그동안 주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작업엔 배우와 가수, 작곡가 등 각계 아티스트들이 동참했다. 배우 최성원(37)씨와 최태환(33)씨와 함께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막식 무대에도 올랐던 시각장애인 가수 이소정(19)씨가 노래에 참여했다. 최성원씨는 "지치고 힘들 때마다 주변의 관심과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이번 노래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사고로 왼쪽 눈을 실명했다. 장애를 딛고 드라마음악 등 분야에서 작곡가로서 입지를 다져왔지만, 몇 해 전부터 오른쪽 눈 시력마저 저하되면서 한동안 작곡 활동을 포기했다. 그러다가 2019년 따뜻한동행의 첨단보조기구 지원 사업을 통해 독서 확대기 등 작곡 활동에 필요한 물품 일체를 지원받으면서 경력을 이어나갈 힘을 얻었다. 임씨는 "장애인의 꿈을 응원하는 따뜻한동행지원 덕분에 작곡 활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씨는 "장애인도 각자에게 필요한 맞춤식 지원이 이뤄진다면 장애를 장애로 느끼지 않고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다"며 "노래를 듣게 될 분들이 용기를 가지고 함께 살아갈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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