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끈 레고랜드, 개장 코앞 '유적공원 약속' 파기 논란

입력
2022.04.19 14:38
시민단체 "박물관 등 조성 약속 지켜야"

사업 추진 11년 만에 다음 달 정식으로 개장하는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에 막판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레고랜드 시행자가 선사유적공원과 박물관을 조성하겠다는 애초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자, 시민단체가 관련자 고발과 개장 저지 운동을 병행할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19일 춘천지역 2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으로 이뤄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레고랜드 테마파크는 선사 유적지인 중도에 유물전시관을 건립하는 것을 전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며 "그럼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범대위에 따르면 강원중도개발공사는 2014년과 2017년 매장문화재 분과위원회에 △유물전시관을 건립하고 △고인돌 중 일부를 레고랜드 확장부지에 이전 전시하는 조건으로 심의를 요청해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선사유적 박물관은 지난해 말 춘천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조성비용 281억 원을 확보하지 못해 첫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범대위는 "유적공원 조성과 박물관 건립, 고인돌 이전 복원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장을 강행하는 건 명백한 불법"이라며 "이런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으면 레고랜드 개장 저지 행동에 나서고 관련자를 고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강원도청의 레고랜드 관련 부서 관계자는 "중도개발공사의 자금문제로 유적공원 조성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렇지만 유적공원과 박물관을 만들어야만 레고랜드 테마파크가 개장할 수 있다는 내용은 아닌 걸로 안다"고 해명했다.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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