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4위 자리를 놓고 토트넘과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뜨거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던 토트넘과 아스널이 최근 경기에서 나란히 패하면서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싸움이 됐다. 단 한 골로 희비가 엇갈리는 접전이 펼쳐질 수도 있다. 토트넘과 맨유는 이번 시즌 6경기, 아스널은 7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19일 현재 프리미어리그 4위는 손흥민이 활약하고 있는 토트넘(18승3무11패·승점 57·골득실+8)이다. 5위 맨유(52득점)와 6위 아스널(45득점)은 승점(54)과 골득실(+8)까지 같아 총득점을 따지며 순위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토트넘이 챔스 진출을 거의 확정한 분위기였다. 기세가 매서웠다. 한때 9위까지 내려갔던 토트넘은 7경기 6승1패를 기록하며 상승했다. 안토니오 콘테 토트넘 감독이 만들어낸 'SKK 공격진'(손흥민·해리 케인·데얀 클루세브스키)은 4연승 동안 14골을 넣는 화력 축구를 이끌었다.
하지만 약체로 평가되던 10위 브라이턴과의 33라운드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하며 분위기가 순식간에 어수선해졌다. 0-1 패배 속에서 토트넘은 한 골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콘테 축구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풀백' 맷 도허티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자 새로운 활로를 만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케인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 골프 대회에 갤러리로 참가한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
토트넘의 패배로 기회를 잡을 수 있던 아스널도 사우샘프턴에 발목이 잡히며 3연패를 이어갔다. 아스널은 시즌 중반까지 4위권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 하지만 키어런 티어니, 토마스 파티, 토미야스 타케히로 등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시즌 초반과 같은 날카로움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3경기 득점이 단 1골에 그쳤다. 이미 분위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21일 첼시, 23일 맨유와 연달아 만나는 죽음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리더가 없는 맨유는 이번 시즌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중반 들어온 랄프 랑닉 감독도 선수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6경기서 2승2무2패(승점 8)를 기록하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이다. 리그 최하위 노리치와의 경기에서도 2골이나 실점했다. 다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아직 건재하다. 호날두는 승점을 못 챙길 수도 있던 노리치전에서 생애 60번째 해트트릭을 터뜨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아직 혼전 상황이지만 4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그래도 토트넘이다. 다만 도허티가 빠진 상황에서 콘테의 축구를 어떻게 구현해 내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미국 데이터 전문 매체 '파이브서티에잇'은 토트넘의 4위 가능성을 64%로 내다봤다. 이밖에 맨유의 4위 확률은 32%, 아스널의 4위 확률은 4%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