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과 관련해 "국회 논의를 지켜보겠다"면서도 "현재 검찰이 직접 수사하고 있는 6대 주요 범죄 수사에서 경찰도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은 18일 출입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수사와 기소 분리 방안은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만큼 입장을 밝히는 건 적절치 않다"며 "검찰은 직접적인 부분이 있으니 말을 하겠지만 경찰은 국회 논의를 지켜보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별도 수사 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아직 정확한 내용이 나오지 않아 언급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남 본부장은 다만 6대 범죄(부패 경제 공직자 선거 방위사업 대형참사) 사건까지 가져올 수 있을 만큼 경찰의 수사 역량이 충분하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모든 범죄를 수사해왔고, 6대 범죄만 한정해 보더라도 경찰의 처리 사건 비율이 검찰에 비해 월등히 높다"며 "경찰은 오랜 기간 수사 체계를 갖추려는 노력을 해왔고 전문가 채용, 교육 등을 통해 수사 역량을 제고해왔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남 본부장은 검수완박을 둘러싸고 현장 여론이 분분한 상황에 대해선 "근무 여건 개선 등 현장 직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선 '경찰은 수사, 검찰은 기소'로 분리한다는 여당 방침에 적극 찬동하는 의견 한편으로, 검찰 수사권이 폐지되면 경찰 부담이 과중해진다는 지적이 공존하고 있다. 일선 경찰 5만3,000여 명이 소속된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전날 "검수완박을 찬성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남 본부장은 경찰청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과 관련해 "현행법 체계 내에서의 논의였고 지금 진행 중인 수사-기소 분리 법안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검찰도 내부에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 기준을 두고 있는데 여기엔 재판 중인 사건의 일람표를 요구하는 경우 등 타당하지 않은 내용이 많아서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낸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