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남부 교전 격화하는데… 민간인 대피로 또 막혔다

입력
2022.04.17 21:17
마리우폴 주민 피란 무산… 우크라 "대피로 열라"

우크라이나 동부 및 남부 교전 지역에서 민간인 대피가 또 중단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대피 경로를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시추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와 대피로 마련을 위한 휴전에 합의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특히 여성과 어린이를 대피시키기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제공할 것을 러시아에 재차 요구한다”고 밝혔다.

50일 넘게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에는 현재 주민 10만 명이 갇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군은 이날 아조우스탈 제철소 지역을 제외한 도시 전체를 점령했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군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그러나 마리우폴 시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이 계속 방어를 하고 있다”며 투항을 단호히 거부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대대적 공세를 예고한 동부 도네츠크주(州)와 루한스크주 주민들을 서부로 대피시켜 왔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이날 주민들에게 “공식적으로 대피로가 열리지 않더라도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세베로도네츠크, 리시찬스크, 루비즈네, 포파스나 등에서 주민 대피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피란민에게도 무차별 공격을 퍼붓고 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러시아군은 최고 수준에서 휴전을 합의하고도 주민들이 대피하고 있는 리시찬스크 도심을 의도적으로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최근에는 피란 열차가 출발하는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피란민 5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김표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