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이달 금리인상 적절했다... 고물가에 대응해야"

입력
2022.04.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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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국회 인사청문회 앞두고 
"통화정책 대응 필요" 추가 금리인상 시사
"추경, 대출규제 완화와 엇박자 아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최근 총재 없이 열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에 대해 "적절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물가 오름세에 대해선 "통화정책적 대응을 통해 이를 완화해 가야 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거시 금융·경제 여건에 비춰볼 때 한은이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한 데 이어, 4월에 한 차례 추가 인상한 것은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지난 17일 금통위는 물가 상승 압력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4%를 웃돌자 기준금리를 연 1.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 후보자는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최근 물가 오름세 확대에는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압력도 함께 작용하고, 기대인플레이션도 불안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통화정책적 대응을 통해 이를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한은이 이르면 내달 26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는 19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 후보자가 별다른 문제 없이 취임할 경우 다음 금통위부터 의장으로 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50조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및 대출규제 완화 등이 한은의 돈 줄 조이기 기조와 엇박자를 낸다는 우려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추경에 대해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초점을 맞춰 이뤄진다면 필요한 지원"이라고 했고, 대출규제 완화의 경우 "생애 첫 주택구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등 주로 미시적 대책"이라며 현행 한은 기조와 상충 문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한편 한은 내부에서도 최근 가파른 물가 오름세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하는 등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은 통화정책국 통화신용연구팀은 이날 '고(高)인플레이션에 대응한 통화정책 운용'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경제주체의 향후 물가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1년 반(6분기)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빠르게 확산되고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상황에선, 중앙은행이 경제주체의 물가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선제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중기적 시계에서 거시경제 안정화 도모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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