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쓰지도 않았는데, 신용카드가 무단으로 결제되는 사고가 신한카드에서 잇따라 발생하자, 금융당국이 해당카드사에 대한 고강도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검사의 초점은 사고 발생 경위와 원인, 소비자 피해 규모 파악 등에 맞춰진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일부 신한카드 일련번호가 규칙성 있게 발급돼 해외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부정 결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금감원은 15일 부정 결제 사고를 낸 신한카드에 대해 사고 발생 경위 및 문제점, 소비자 피해 구제의 적정성 등을 들여다보는 수시검사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카드사 보안 시스템이 부정 결제에 취약하다고 드러날 경우, 다른 카드사도 문제가 없는지 전수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최근 신한카드 고객들이 카드 정보를 도용당해 수백만 원어치의 부정 결제 피해를 봤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40여 명, 6,000만 원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스미싱 조직이 신한카드 고객의 개인정보를 탈취해 부정 결제가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신한카드는 일단 피해 고객이 카드 대금 결제일에 실제 돈을 납부하지 않도록 청구 보류를 한 상태다.
금감원은 또 신한카드의 일부 카드 일련번호가 규칙성 있게 발급돼 부정 사용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카드 일련번호, 사용 기한만 입력해도 결제를 허용하는 일부 해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도용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다른 카드사도 비슷한 방식으로 카드번호를 발급하고 있는지 자체 점검하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부정 사용에 따른 피해를 적극 보상하고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카드사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강화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카드 회원들에게 해외결제 차단 서비스를 이용토록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잘못된 결제로 피해를 입은 고객분들에 대해선 보상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카드 일련번호가 규칙성 있게 발급된 건은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발급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