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에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회를 향해 "검찰이 잘못한 게 있다면 총장부터 탄핵해달라"고 말했고,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4월 중 본회의 개최 재고'를 요청했다. 김 총장은 18일 현직 검찰총장으로는 처음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위원회 현안질의에 참석해 '검수완박' 반대 입장을 거듭 밝힐 예정이다.
김 총장은 15일 국회를 찾아 "검찰이 잘못해 (검수완박 입법이 추진되는 거라면) 그 책임은 검찰을 이끌고 있는 저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입법 절차에 앞서 저에 대한 국회의 탄핵 절차를 먼저 진행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그는 '검수완박' 입법 저지에 총력전을 선언하며 "(검찰총장)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총장이 탄핵까지 입에 올린 것은 불공정 수사 등 검찰 조직의 문제가 수사권 박탈 이유라면 검찰 수장인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여진다. 한 검찰 관계자는 "총장이 앞서 '검수완박은 교각살우(잘못된 점을 고치려다 방법이 지나쳐 일을 그르친다)'라고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며 "그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탄핵 요청이 '시간 끌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총장은 "책임을 물으려면 나에게 물으란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총장은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4월 중 본회의 개최 재고'를 요청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5월 10일)한 뒤 법안을 처리하면 윤 당선인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4월 임시국회를 열어 본회의에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다.
김 총장은 박 의장을 만나기에 앞서 "검찰 수사권 폐지는 국민들의 이해와 공감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국회의장에게 호소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대검찰청으로 돌아온 김 총장은 박 의장이 보인 반응과 관련해 "따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 총장은 18일 현직 총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법사위에 출석한다. 국민의힘의 출석 요구에 따라, 법사위원장과 여야 간사 합의로 오는 18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 총장에게 현안질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김 총장은 "법사위에서 법안을 심사하는 만큼,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과 위헌성을 설명할 것"이라며 "2019년 검찰개혁할 때 법무부 차관이었는데, 그때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말하겠다"고 했다.
대검은 김 총장 행보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이날도 '검수완박 Q&A' 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하는 등 여론전을 이어갔다. 대검은 해당 자료를 통해 "검수완박이 일어날 경우 연간 2만 건 이상 발생하는 경찰의 잘못된 수사를 바로잡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대검은 '검찰 수사 개선안'도 만들어 법무부에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