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입고 신고 ‘코치’ 손에 들고... 미국 Z세대 소비 성향

입력
2022.04.15 13:26
소비액 늘고... 메타버스엔 무관심

“나이키 스포츠웨어를 입고, 나이키 운동화 신고, 코치 백 들고 쇼핑은 아마존에서.“ 현재 미국의 Z세대의 소비성향 조사 결과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는 매년 봄, 가을 두 차례에 걸쳐 Z세대 소비 성향을 조사하는 데, 이번 봄 조사는 미국 42개 주에서 평균 연령 16.2세의 남녀 7,1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 16일부터 3월 22일까지 진행했다.

의류 부문 브랜드 인기도에서 나이키가 11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지킨 가운데, 룰루레몬이 아메리칸 이글 아웃피터스에 이어 3위로 지난해 가을 5위에서 2계단 올라섰다. 전체 의류 판매에서는 애슬레저가 48%로 절반의 비중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 유행으로 외출이 쉽지 않으면서 헐렁하고 편한 의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패스트 패션 H&M은 지난해 가을 9위에서 4위로 껑충 뛰어올랐고, 중국 온라인 패션 쉬인은 7위에서 6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나이키에 대한 인기가 매년 더 상승하고 있다. 의류는 지난해 27%에서 이번 조사에서는 30%로 3% 포인트 상승한 1위, 신발은 무려 60%로 지난해 56%보다 4% 포인트 올라간 압도적 1위이다. 나이키에 이어 나이키 자매 브랜드인 컨버스(8%)가 지난가을 2위인 반스와 3위 아디다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반스는 지난해 2위(11%)에서 아디다스에 이은 4위로 밀렸다. 그러나 2~4위 브랜드 순위는 간발의 차이다. 5위 자리를 지켰던 풋 락커는 뉴발란스에 밀려 5위권에서 탈락했고, 크록스가 8위에서 6위로, 크록스가 인수한 헤이 쥬드는 2년 연속 10위 자리를 지켰다.

핸드백 부문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난가을 마이클 코어스, 루이비통에 이어 3위에 머물렀던 코치가 둘을 앞질러 1위에 올랐고, 샤넬이 5위인 구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화장품 브랜드 인기도는 1위 엘프(13%), 2위 메이비라인(11%), 3위 타르트 8%), 4위 로레알(7%), 5위 모피(4%) 순이다. 뷰티 쇼핑 매장 인기 순위는 1위 울타(48%), 2위 세포라 등으로 조사됐다.

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쇼핑 웹사이트는 아마존 53%, 쉬인 8%, 나이키 6%, 팩선 2%로 조사됐고, 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은 1위 틱톡 33%, 2위 스냅챗 31%의 순으로 인스타그램은 22%로 3위로 처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Z세대의 26%가 VR 제품을 소유하고 있지만, 매일 이용은 5%에 그쳤다. 특히 메타버스에 대해서는 48%가 확신이 없거나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고 패션 전문매체 어패럴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Z세대는 물가 상승과 불황의 그림자에도 소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올해 1인당 소비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지난해 가을 시즌에 비해 4% 증가한 늘어난 2,367달러(원화 약 290만 원), 전체적으로는 660억 달러에 달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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