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고 싶었는데 사실 뒤땅 쳤어요.”
1억2,000만 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 주인은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차김재희(21·메디힐)였다.
김재희는 14일 경기 여주시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2022시즌 두 번째 대회이자 내륙 첫 번째 대회인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첫날 1라운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이날 한진선(25)이 3번 홀(173야드)에서 대회 첫 홀인원을 기록한 데 이은 두 번째 ‘축포’였다.
전장 186야드의 16번 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공이 핀 3~4m가량 앞에 떨어진 뒤 굴러서 홀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공의 궤적을 한참 지켜보고 있던 김재희는 공이 홀컵에 들어가자 놀라움에 환호했다. 같은 조의 김해림(33)과 서연정(27)은 물론 김재희를 따르는 갤러리들도 소리를 지르며 기쁨을 나눴다.
김재희는 자신의 메인 스폰서 주최의 대회에서 생애 첫 홀인원과 함께 1억2,000만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는 행운을 누렸다.
김재희는 홀인원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실 뒤땅이 난 샷이었다”고 '자백'을 했다. 김재희는 “숨기고 싶었지만 (같은 조) 언니들이 ‘너 뒤땅 아니었어?’라고 물어봐서 숨길 수가 없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재희가 KLPGA 정규 투어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재희는 올 시즌 새로 인연을 맺은 메인 스폰서 메디힐이 주최한 대회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면서 의미를 더했다.
김재희는 이번 홀인원으로 마세라티 기블리 GT 하이브리드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게 됐다. 지난해 말 운전면허증을 땄다는 김재희는 “홀인원을 한 것보다는 승용차 부상이 더 좋다"면서 "부모님과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내가 타고 싶다”고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이날 김재희는 홀인원과 버디 4개를 기록했지만 보기도 4개를 범하면서 2언더파 70타로 공동 15위에 올랐다. 컨디션은 좋았다는 김재희는 "그린이 생각보다 까다로워서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면서 "이번 대회가 스폰서 주최 대회인 만큼 더 집중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KLPGA 정규 투어에 데뷔한 김재희는 국민쉼터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2위, BC카드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3위를 하며 실력을 발휘했다. 김재희는 상금 순위 47위로 루키 시즌을 마무리, 정규 투어 시드를 유지했고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롯데렌터카 오픈에서는 최종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 13위에 올랐다.
170㎝의 큰 키에 힘과 기술을 두루 갖춘 김재희는 프로모델 못지않은 패션감각 등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