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상승 문턱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윤석열표 규제 완화'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재건축 예정단지와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주택 시장이 들썩이는 양상이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와 동일한 0.0%였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1월 넷째 주 이후 1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오다가 지난주 보합세로 전환됐다.
현재는 재건축 예정단지나 고가 아파트가 전체 주택시장 상승 요인을 견인하는 양상이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이슈로 지역개발 기대감이 커진 용산구는 전주 0.02%에서 이번 주 0.03%로 오름폭이 확대됐고, 강남구(0.02→0.04%)와 양천구(0.0→0.02%)는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재건축 예정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반면 노원(-0.02%)·도봉(-0.03%)·강북구(-0.01%) 등 중저가 주택이 밀집한 서울 외곽 지역은 하락세가 지속됐다.
업계에서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부동산 세제 완화' 등 공약을 앞세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기조가 시장에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특히 지난달 3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에 대해서는 일찍이 강남권·재건축 위주의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다주택자가 집을 줄이더라도 시세 차익 기대가 적은 집부터 처분할 것이란 진단에서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거래가 많지 않아 확고한 강세나 약세를 판단하기는 어려운 시점"이라면서도 "강남구와 서초구 등 강남권 재건축이나 고가의 인기단지는 상승하고, 그 외 지역은 대체로 하락하는 등 지역·가격별 양극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는 △인천(0.0→-0.01%) △대전(-0.03→-0.07%) △세종(-0.08→-0.2%)을 제외한 14개 시·도에서 낙폭이 소폭 줄거나 강보합이 지속되면서 평균 변동률도 한 주 만에 보합(-0.01→0.0%)으로 돌아왔다. 전세시장은 수도권 아파트가 전주와 마찬가지로 0.03% 떨어진 가운데 전국 하락폭이 -0.02%에서 -0.01%로 소폭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