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손님 추천글로 가득했던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이 발칵 뒤집혔다. 13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출연 소식이 알려지고 난 뒤부터다.
14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시청자 게시판엔 윤 당선인 출연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글이 2,200여 개 이상 올라왔다. 일각에선 '유퀴즈 보이콧' '티빙 구독 해지' 등 프로그램과 유통망 불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을 두고 잡음이 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①평범한 시민의 삶을 들여다보는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는 데다 ②대통령 당선인의 출연이 뜬금없어 '정권 홍보용'으로 비친다는 게 비판의 요지다.
'유퀴즈'는 홈페이지 프로그램 소개란엔 '길 위에서 만나는 우리네 이웃의 삶'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 등으로 기획 의도가 적혀 있다. 이 취지에 따라 그간 '유퀴즈'엔 아들을 학교폭력으로 잃은 뒤 대기업을 뛰쳐나와 30여 년 동안 '학폭' 방지를 위해 힘쓴 김종기 푸른나무재단 명예 이사장, 설악산의 마지막 지게꾼 임기종씨가 실천한 기부의 삶 등을 조명해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렇게 제작돼 온 '유퀴즈'는 '집사부일체'(SBS) '백반기행'(TV조선)과 달리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들도 초대 손님으로 앉히지 않았다. 그간 정치와 거리를 둬 온 '유퀴즈'에 갑자기 윤 당선인이 출연한다고 하자 여러 시청자가 황당해하고 있는 이유다.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기는 이례적이다.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엔 '정치방송으로 탈바꿈'(강혜*), '제작 의도와 맞는 분들 좀 출연시키라'(이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터무니 없는 편성을?'(김민*) 등의 글이 쏟아졌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와 동떨어진 촬영을 한 데 따른, 제작진을 향한 비판이다. 방송가에선 CJ ENM이 정권 눈치를 벌써부터 보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윤 당선인은 13일 오후 '유퀴즈' 녹화를 마쳤다. 이 촬영분은 20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