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통한 검찰 수사권·기소권 분리'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 정의당이 강행처리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결정했다. 법안 처리의 키를 쥔 정의당이 민주당에 일단 선을 그은 것이다.
정의당은 13일 오후 대표단·의원단이 참석한 연석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을 위해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의 4월 국회 처리를 목표로 법안 심사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정의당은 4월에 관련 법안을 처리하는 데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회 차원의 검찰개혁 논의 기구를 설치해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정의당은 기본적으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에는 찬성하지만 지금처럼 무리하게 강행 처리하는 것은 더 큰 후과를 만들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진행되는 것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고 민주당의 강행처리 중단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의당은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참여할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유보했다.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의 5분의 3인 180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172석인 민주당은 정의당에 협조를 구할 수밖에 없다. 다만 국회법상 회기가 끝나면 자동으로 필리버스터도 종료되고, 이후 필리버스터 안건은 다음 회기에 자동 상정된다. 민주당이 과거 패스트트랙 정국때처럼 '회기 쪼개기' 전략을 사용한다면, 4월 국회 회기 종료 이후 새로운 임시국회를 소집해 즉각 법안을 상정해 표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