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평균 나이 60.5세로, 대체로 ②남성이며, ③영남 출신에 ④서울대 졸업자.
13일까지 발표된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총리·장관) 후보자들의 코드를 요약하면 이렇다.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기간 중용을 약속한 청년세대는커녕 40대도 1명에 불과했다. 여성도 3명뿐이다. 공동정부의 한 축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측 인사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임명권자인 윤 당선인이 통합·균형·다양성 대신 '능력주의'를 앞세워 '마이웨이 인사'를 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당선인이 발표한 13일 2차 인선 명단에 포함된 부총리·장관 후보자는 총 8명. 여전히 '오륙남(50·60대 남성) 쏠림'이 두드러졌다. 8명 가운데 60대가 4명(김인철 사회부총리 후보자, 박진 외교부·권영세 통일부·한화진 환경부 장관 후보자)으로 가장 많고, 50대는 3명(이상민 행정안전부·조승환 해양수산부·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이다. 40대는 1973년생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유일하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및 1차 인선(8개 부처) 결과를 포함한 윤석열 정부의 1차 내각(13일 현재 17명)의 평균 연령은 60.5세였다. 내각의 최고령자는 73세의 한 총리 후보자이며, 장관 후보자 중에는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가 68세로 가장 많다.
여성은 3명(17.6%)이 포함됐으나, 2017년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당시 여성 장관이 5명이었던 것에는 미치지 못했다. 아직 발표되지 않은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인선도 현재의 인선 기조가 이어진다면, 청년 장관이나 여성 장관이 보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명 후보자들의 출신지를 살펴보면, 영남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4명) 충청(2명), 호남(2명)이었다. 전북 전주 출신인 한 총리 후보자가 그간 유일한 호남 출신이었으나, 이날 전북 익산 출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포함돼 2명으로 늘었다. 다만 이 후보자의 출생지와 본적은 서울로 원적이 전북 익산이다. 윤 당선인이 1차 인선에서 호남 출신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을 의식해 호남으로 분류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강원(한동훈)과 제주(원희룡)는 1명이었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8명으로 47%에 달했다. 윤 당선인과 동문인 서울대 법대만 5명이었다. 고려대 4명, 경북대 2명, 광운대·육군사관학교·한국외대는 각 1명씩이었다.
'인선에 국민 통합과 다양성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윤 당선인은 "인위적인 할당이나 안배는 하지 않겠다"는 철학이 확고하다. 윤 당선인은 이날 인사 원칙에 대해 "능력과 인품을 겸비해 국민을 잘 모실 수 있는 (인물)"이라며 '능력주의'를 재차 강조했다.
안 위원장이 추천한 인사들은 1·2차 내각 인선을 통틀어 1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2차 인선에서도 안 위원장 측 인사가 배제됐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답하지 않았다. 인사 발표 전인 오전 10시쯤 30분간 윤 당선인과 독대했지만 2차 인선 명단을 공유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과 인수위원들이 함께하는 '도시락 만찬'에도 불참했다. 이에 양측 간 '공동 정부' 구상도 물거품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윤 당선인은 안철수계 중용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인사 원칙에 부합하면 어느 계도 상관이 없다"며 "거기에 부합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