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서만 접하던 해저도시를 이르면 2026년 현실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울산시가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함께 해저도시 건설을 추진한다.
시는 해양수산부의 ‘해저공간 창출 및 활용 기술개발 공모사업’ 추진 대상으로 최종 선정돼 5년간 국비 311억 원을 지원받는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시는 2026년까지 국비 포함 총 37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심 50m에서 5명이 체류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수심 30m에서 3명이 체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실증에 나선다.
육지와 완전히 독립된 바다 속 거주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저공간 설계, 시공, 운영, 유지관리 전반에 대한 기술과 연구가 단계별로 진행돼야 한다. 당장은 주관연구기관인 해양과학기술원과 함께 시험장 후보지의 지질과 해황 특성을 파악하고, 수중 구조체와 기초형식 개념을 설계하는 일이 우선이다.
수중건설로봇 등의 첨단 해양플랜트 기술을 비롯해 전자통신, 에너지 저장·활용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 융합도 필수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해저공간에 대한 입지분석·선정, 수중 무인 시공, 수중 에너지 공급 및 통신, 해양 관측·계측, 체류자 건강 유지, 거주 안전성 보장 기술 등을 두루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최첨단 해저공간 창출 기술은 지역의 산업 발전과 미래 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지진·해일 등 재난에 대비한 해양관측 예보시스템 구축은 물론 에너지 효율 및 안정성이 높은 수중 데이터센터 운영, 해양문화 체험 관광 등 연계사업도 덩달아 활기를 띨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행히 울산 앞바다는 탁도, 조위, 수온 등 해양환경이 수중작업에 용이하고, 최근 20년간 해저지반 침하이력이 없어 재해안전성도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세계적인 조선해양플랜트 기술을 지니고 있어 해저공간 조성의 최적지로 손꼽힌다. 지난해 12월에는 지역 어업인 단체와 대학, 기업 등 23개 기관과 민관학연 협의체도 구성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해저도시는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의 결정판”이라며 “부유식 해상풍력과 연계한 에너지 공급과 해저 수소저장 기술을 제공해 탄소중립 선도에도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