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확전·장기전' 대비하는 美, 군수업체 불러 우크라 무기 챙긴다

입력
2022.04.13 17:00
미국, 무기 9200억어치 우크라이나 지원
러시아의 우크라 동부전선 확전 장기화에 대비
8대 군수업체 모아 무기 지속 공급 논의
험비 장갑차, 화생방 장비, 무인항공기 거론


미국이 7억5,000만 달러(약 9,200억 원) 상당의 무기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군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13일(현지시간)에는 미 국방부가 미국 내 주요 군수업체를 만나 무기 공급 방안도 협의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전선 확전 장기화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미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통신 등은 12일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준비 중인 우크라이나 무기 추가 지원 계획을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와 의회 등에 회람된 지원 계획에는 곡사포를 포함한 중화기, 스팅어 지대공미사일,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탄약과 방탄복 등이 포함됐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WP는 험비 장갑차, 해안 방어용 드론, 화생방 공격 보호 장비 등도 지원 대상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무인항공기, 방공시스템, 포병, 장갑차, 전투기와 대함미사일 제공을 요구해왔다.

미 국방부가 전쟁이 수년간 지속될 경우에 대비, 미국 무기 제조업체 상위 8곳과 우크라이나 무기 수요에 맞출 업계 생산 능력을 논의할 계획이라는 보도도 이어졌다. 캐슬린 힉스 국방부 부장관은 이 회의에 록히드마틴, 레이시온 등의 업체 대표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무기 체계는 △대공방어능력과 러시아 전투기 요격 능력을 강화하는 무기 △러시아 함정 공격용 미사일 등 우크라이나 해안 방어 무기 △크레모어지뢰와 러시아 보병 저격을 위한 대인용 무기 △지뢰 제거 장비 △포대 파괴를 위한 위치 식별용 레이더 등이 꼽힌다.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무인항공기 리퍼와 공격용 드론 프레데터 제조사인 제너럴 아토믹스 대표를 지난주 직접 접촉하는 등 우크라이나 군사력 증강을 위한 세부 논의도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공세 강화를 예고하면서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서방 국가에 무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미국은 매일 8~10회의 군사 지원품을 우크라이나 이웃 국가에 보내고 있고, 이 물품은 지상 호송대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이동된 뒤 배분되고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이 지원한 군사 장비는 17억 달러(약 2조 원)가 넘는다. 여기에는 스팅어 미사일 1,400기, 재블린 미사일 5,000기 등이 포함돼 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