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배송이 최대 화두인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에서 롯데가 새벽배송 철수를 선언했다. 오프라인 점포가 기반인 유통 대기업 입장에서는 전용 물류센터가 필수적인 새벽배송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은 오는 18일부터 롯데마트몰의 새벽배송 '새벽에 온(ON)'을 중단한다. 롯데온이 2020년 5월 김포 온라인 전용센터에서 새벽배송을 시작한 이후 2년 만의 서비스 중단이다. 롯데온의 새벽배송은 주간배송과 새벽배송을 함께 하는 김포센터, 새벽배송 전용인 의왕과 부산센터를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 이뤄졌다.
롯데는 새벽배송 중단의 이유로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꼽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뒤늦게 새벽배송에 진출했는데 이미 시장에 많은 플레이어가 있었다"며 "새벽배송을 위해 전용 물류센터를 지어야 했는데,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상황에서 물류센터를 급격히 늘려 출혈경쟁을 하기가 부담스러웠다"고 설명했다.
유통산업발전법 규제를 받는 대형마트는 영업시간 외에 운영할 수 없어 새벽에 배송 상품 포장도 불가능하다. 전국의 오프라인 점포를 새벽배송 거점으로 삼을 수 없다 보니 규제에서 자유로운 물류센터를 확대해야 하지만 물류센터는 지역 주민이나 지자체의 반대로 건설이 어려운 상황이다. 롯데마트는 김포뿐 아니라 구리와 의정부에 전용 물류센터를 만들어 서울과 수도권을 커버하려 했으나 지역 반대로 무산된 경험이 있다.
롯데쇼핑은 앞으로 롯데마트 오프라인 점포에 기반한 2시간 내 배송(바로배송)을 강화할 계획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바로배송 1분기 주문량이 지난해보다 30%가량 증가했다"며 "수도권 일부 지역과 광주, 제주, 춘천, 부산에서 가능한 바로배송을 더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국 이마트를 새벽배송 거점으로 삼을 수 없는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마켓들을 활용해 새벽배송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SSG닷컴은 김포와 용인 물류센터를 거점으로 새벽배송을 하고 있고, 신세계 산하 온라인 마켓인 G마켓과 옥션은 서울 일부 지역으로 한정했던 새벽배송을 최근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충청권까지는 김포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보내 새벽배송이 가능하지만, 그 아래에서는 별도의 전용 물류센터 없이 효율이 떨어진다"며 "나머지 지역은 이마트를 거점으로 삼아 당일 배송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