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12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초대 내각 인선과 관련해 "제가 전문성이 있는 분야에 대해선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전날 돌연 인수위원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안 위원장까지 '뼈 있는 말'을 하면서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구성을 둘러싼 이상기류가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청 종합상황실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 기간 야권 후보 단일화 당시 공동정부 운영과 관련한 대국민 약속을 상기시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일 발표된 내각 1차 인선에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그는 "제가 인수위원장을 맡게 된 이유도 함께 새 정부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려가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라며 "제대로 실행에 옮길 만한 능력 있는 분들을 추천도 해드렸지만 인사는 당선인의 몫"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만 "이번에 인선되신 분들이 제가 그리는 새 정부 청사진에 제대로 맞게 실행에 잘 옮기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르면 13일 발표되는 2차 내각 인선에 대해선 "누구 편이냐, 누구 사람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전문성과 도덕성이 있고, 개혁성과 함께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면 대한민국을 위해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측근인 이 의원이 인수위원 사퇴 발표 전에 연락을 했다고도 전했다. 안 위원장은 "이 의원이 먼저 제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면서 "대선과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인수위를 하면서 여러 가지 힘든 점이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힘들었다고 하느냐'는 질문엔 "개인적인 이야기"라며 답을 피했다. 이 의원의 복귀 가능성에는 "저 나름대로 설득을 했지만 워낙에 본인 의지가 굳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