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청렴이 경쟁력인 시대

입력
2022.04.13 20:00
원흥대 한수원 월성원전본부장

매년 12월이 되면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공기관의 청렴도를 측정하여 순위를 발표한다. 그리고 다음해 1월이 되면 비정부기구(NGO)인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순위를 발표한다. 2021년도 우리나라의 CPI는 100점 만점에 62점으로 180개국 중 32위이며, 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37개국 중 22위다. 국민권익위는 2023년에는 2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년 발표되는 국가별 CPI와 기업별 국민권익위 청렴도 결과는 국가와 기업이 ‘청렴’이라는 사회적 자본의 품질을 공시하는 수단이 된다. 그만큼 청렴에 대한 기업이미지가 경쟁력을 유발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이다. 따라서 이제 국가나 기업에서 추구해야 할 청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제도나 법규를 위반하는 부패를 뛰어넘어 공정성, 투명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

부패와 관련하여 기업의 흥망성쇠를 논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미국의 에너지 기업인 엔론사(社)다. 엔론은 1985년 창립하여 미국 7대 기업으로 잘 나가던 에너지 기업이었다. 하지만 분식회계 등 부패행위로 2007년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 이외에도 인터넷을 검색하면 부패로 인해 사라진 기업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대부분 정경유착, 특혜 등으로 생산비용이 증가하고 기술개발 및 기업활동 위축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부적절한 투자, 공금횡령, 탈세 묵인의 경우에는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국가 재정낭비는 물론 수입도 감소하게 된다. 한 국가가 부패국가로 인식되는 경우 해외자본 유치 및 투자가 감소되어 해외진출이 어려워진다. 한 마디로 글로벌 시대에 부패는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것이다.

세계은행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OECD 회원국의 경우 국부의 81%가 사회적 자본에서 창출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청렴은 신뢰, 윤리등과 함께 사회적 자본으로 종전의 인적·물적자본을 빠르게 대체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바야흐로 우리는 청렴이 기업의 경쟁력인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 되어 사물인터넷, 블록체인, 인공지능 기술이 실현될 때 고객들은 더욱 더 청렴하고 투명한 기업을 신뢰하게 될 것이다.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발전소는 1983년 중수로 원자로인 월성1호기를 시작으로 현재는 중수로 원자로형 3개 호기와 경수로 원자로형 2개 호기를 운영하고 있다.

월성본부는 원전사업과 관련하여 시민들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맥스터(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였으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삼중수소 유출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민관합동조사단을 운영하여 투명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월성본부는 청렴의 가치를 실현하여 공공의 이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또 청렴의 토대위에 이해당사자와 역지사지하며 세계 최고의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제 코로나19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머지않은 이때,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청렴 한수원이 일익을 담당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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