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경기 가평 계곡에서 남편 윤모씨를 살해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도주한 이은해가 결혼 직후 남편 명의로 가입한 생명보험은 4건이었다. 윤씨가 사망할 경우 총 8억 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계약으로 악질적인 보험 사기다. 이은해는 또 해외여행 도중 가방을 잃어버렸다고 속이고 수백만 원의 보험금을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가평 계곡 살인' 피의자인 이은해가 그랬듯 보험금을 더 타려고 보험사를 속이려다가 덜미를 잡힌 사람만 지난해 10만 명에 육박했다.
금융감독원이 12일 발표한 '2021년 보험 사기 적발 현황 및 향후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 사기 적발액은 9,434억 원으로 전년보다 5.0%(448억 원) 증가했다.
보험 사기 적발 인원은 9만8,826명으로 전년 대비 1.2%(1,197명) 감소했다. 금감원은 조직적인 고액 보험 사기에 조사를 집중하면서 적발액은 늘었으나 적발 인원은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보험 사기는 단순할 경우 보험사가 찾아내지만 여러 보험사가 연루되거나 조직적일 경우 수사기관 또는 금융당국 조사를 통해 적발한다.
사기 유형별로는 사고 조작이 전체의 60.6%로 가장 많았고 고의 사고(16.7%), 허위 사고(15.0%)가 뒤를 이었다. 사고 조작은 진단서를 위·변조하거나 자동차 사고 시 운전자 교체하기 등 사고 내용을 바꾸는 식이다.
연령별로 볼 땐 보험 사기에 연루된 사람은 50대가 전체의 23.0%(2만2,488명)로 가장 많았다. 또 20대의 보험 사기 적발 비율은 2019년 15.0%에서 지난해 19.0%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권성훈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부국장은 "50대는 은퇴 후 생활고를 겪는 분 위주로 보험 사기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며 "20대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공범을 찾는 특성이 있고 오토바이 사고로 보험 사기를 저지르는 배달 라이더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보험 종목별로는 손해보험 사기 적발액이 전년 대비 8.1%(664억 원) 증가한 8,879억 원으로 전체의 94.1%를 차지했다. 반면 생명보험 사기 적발액은 555억 원으로 28.0%(216억 원) 줄었다. 코로나19로 허위·과다 입원이 줄면서 생명보험 사기도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