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긴축 가속화와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 등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서면서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3년물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초장기물인 30년물 금리를 넘어서자, '경기 침체' 전조 현상으로도 받아들여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199%포인트 오른 3.186%에 장을 마쳤다. 이는 2012년 7월 11일(3.19%) 이후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다. 시장금리의 지표물인 3년물뿐만 아니라 이날 모든 국고채 금리들도 일제히 연고점을 경신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도 발생했다. 3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93%포인트 오른 3.146%를, 3년물 금리는 0.199%포인트 오른 3.186%를 기록했다. 30년물이 3년물 대비 0.0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는 2012년 9월 30년물이 도입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통상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 전조로 해석되기도 한다.
원·달러 환율 역시 1,230원대를 재차 돌파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8원 오른 1,233.1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30원대로 올라온 것은 지난달 16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 역시 전 거래일 대비 7.29포인트(0.27%) 떨어진 2,693.10에 마감했다.
이날 채권금리 급등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가속화 우려에 더해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인상론과 동결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금리 인상은 '시간 문제'라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가 추진할 5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도 채권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물가 상승도 채권금리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인데, 시장예상치는 전년 대비 8.3%까지 치솟은 상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14일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이상할 것은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긴축 가속화 움직임과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이 국고채 금리를 밀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