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어렵게 안정세를 찾아가던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반적인 규제완화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부동산과 관련한 '규제 완화' 의지를 밝힌 후 집값이 다시 들썩이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범정부적으로 물가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한편에서는 하향 안정화 추세가 지속되던 부동산 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여 걱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윤 당선인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부동산 규제 완화 시사 이후 재건축·재개발 시장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기획재정부는 윤 당선인 측이 요청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요청에 대해서도 "새 정부 출범 직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거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 "혐오와 차별은 그 자체로 배격돼야 한다"며 "혐오와 차별이 아니라 배려하고 포용하는 사회,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고 다양성 인정하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통합으로 나아가는 길이며 품격 높은 대한민국이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 당선인 측의 여성가족부 폐지 추진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대한 비판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역사는 때론 정체되고 퇴행하기도 하지만 결국 발전하고 진보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다음 달 퇴임을 앞둔 소회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정부 임기도 끝을 향해 가고 있다"며 "지금까지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안보와 국정의 공백이 없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