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4~6월) 은행의 가계대출 문턱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계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자, 향후 대출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은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한 시중 은행들의 우려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2분기 국내은행의 가계주택 대출태도 지수는 11로 전 분기(-14)보다 크게 높아졌다.
대출태도 지수가 높을수록 "대출을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한 은행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5~31일 국내은행 18곳을 포함한 204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2분기 가계일반 대출태도 지수도 3으로 직전 분기(-17)보다 크게 뛰었다. 한은은 "그동안 가계대출 관리 정책에 따라 대출태도가 강화 기조를 이어왔지만,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와 가계 대출 규제 조정이 예상되면서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년 동기 대비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 1월 말 기준 6.2%로, 2020년 말(11.4%)과 2021년 말(7.1%)과 비교하면 다소 꺾였다.
하지만 가계의 빚 상환 여력이 전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은행들은 여전히 많았다. 국내은행의 가계 신용위험 지수는 14로, 지난 1분기(17)에 이어 플러스를 지속했다. 신용위험 지수는 숫자가 높을수록 "대출 부실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한 은행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이어온 영향"이라고 전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월 은행 가계대출 금리(잔액 기준)는 3.18%로 1년 사이 0.42%포인트 올랐다.
한편 은행들은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2분기 가계일반 대출수요 지수는 8로 직전 분기(-33)와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택자금 수요(0)는 보합으로 예상됐지만, 전 분기(-28)에 비해선 크게 올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주택 대출 규제 조정 기대가 작용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