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0일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중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한 것과 관련해 "명확한 기준도, 원칙도, 철학도 없는 깜깜이 인사에 제 식구 나눠 먹기식 논공행상 인사"라고 혹평했다.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진행될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고강도 검증을 예고한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준비 1차 회의에서 "국정운영의 비전과 철학은 보이지 않고 내각을 채우는 데 급급한 주먹구구식 인사 발표"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의 첫 내각 인선인 만큼 무거운 책임으로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오직 법과 원칙, 도덕과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후보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국민의 눈에 맞춰 검증하고, 최종 결정은 국민들께 맡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8명의 후보자 면면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특히 대선 과정에서 '대장동 1타 강사'를 자처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검증에 앞장 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타깃으로 삼았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원희룡 전 제주지사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그가 발탁된 이유는 지난 과정에서 허위와 과장된 정치 공세에 앞장섰던 것에 대한 논공행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원 후보자의 제주지사 시절 제주 신공항 등 제주도정에 대한 성과를 보면 전문성, 추진력, 협상력 등을 겸비해야 할 국토부 장관에 적합하지 않다"며 업무 수행 능력도 문제 삼았다.
다른 후보자의 업무 능력에도 의문을 표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양성 평등 정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부서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야 할 여성가족부에는 경제학자(김현숙 후보자)를, 규제와 진흥의 균형이 필요한 산자부에는 '규제 철폐 지상주의자'(이창양 후보자)를, 언론 진흥 정책을 관장할 문체부에는 특정 언론사 경영에 깊이 관여한 데 대한 우려가 있는 분(박보균 후보자)을 임명한 것은 아닌지 성찰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정의당도 이번 인선을 '경육남(경상도 출신 60대 남성) 잔치판'이라고 꼬집었다. 장태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27명 위원 중 단 4명만 여성이었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인수위원회에서 경육남 내각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 당선인은 부처별로 유능한 분을 지명하다 보면 지역·세대·남녀 등 균형 있게 잡힐 것이라고 밝혔으나, '유능한 분을 지명'하는 것과 '지역·세대·남녀 균형' 사이의 논리적 인과관계는 설명하지 않았다"며 "당선인이 특별히 설치한 국민통합위원회가 밝힌 국민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이번 인선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