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 '선택적 디폴트' 강등

입력
2022.04.09 13:00
'디폴트 임박' 강등 3주 만에 추가 강등 조치
"투자자, 루블화 지급액 달러 전환 기대 못 해"


글로벌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했다. 디폴트 임박 단계를 의미하는 CC 단계로 강등된지 3주 만의 추가 조치다. 러시아의 국가 부도가 사실상 현실화 단계임을 드러내는 셈이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8일(현지시간) S&P가 러시아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CC에서 SD로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S&P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가 외국 채권자에 대한 의무를 루블로 이행했다”며 “현재로서는 투자자들이 (러시아의) 루블 지급액을 원래 금액에 상당하는 달러로 전환하거나, (러시아) 정부가 유예기간 30일 안에 이러한 지급금을 송금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 수 주 동안 더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외국 채권자들에 대한 러시아의 의무를 충족하는 능력이 저해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대외 채무를 디폴트(채무상환불이행)한 적이 지만,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의 강력한 제재와 외교 불화로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 S&P는 지난달 17일,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CCC-에서 CC로 강등하면서 “앞으로 수 주 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달러표시 유로본드에 대한 채무 상황은 비슷한 기술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 장관은 전날 러시아가 국가 부도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채권자들이 상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확실히 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달러화 상환 대신 루블로 지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또 러시아 재무부 차원에서 은행들이 2021회계연도 실적에 대한 배당을 지급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