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대만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 순방 일정도 불가피하게 미뤄졌다.
펠로시 의장 측 드루 해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펠로시 의장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아직 아무런 증상이 없다”고 밝혔다. 올해 82세인 펠로시 의장은 3차 접종(부스터샷)까지 마쳤으나 돌파 감염을 피하지 못했다. 확진 즉시 미국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 격리에 들어갔고, 정기 기자회견도 긴급히 취소했다.
펠로시 의장은 의회 휴회 기간에 맞춰 하원의원 대표단과 함께 대만과 일본 등을 순방할 예정이었으나 이 계획도 연기됐다. 8일 일본에서 먼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회담한 뒤, 미국의 대만관계법 제정 43주년을 맞는 10일 대만으로 건너가는 일정이었다. 미국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에 이어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소식에 중국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으나, 중국이 아닌 코로나19 탓에 이번 순방은 성사되지 못했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전국민건강보험법(ACA)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연쇄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행사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이 참석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방역당국 규정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밀접접촉자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와 맞물려 워싱턴 정가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다. 전날엔 워싱턴 내 유력 언론인 단체가 주최한 주말 만찬 행사에 참석했던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을 비롯해 지나 러몬드 상무장관,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