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생명공학기업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2차 부스터샷)이 60세 이상 고령층에게 일정 부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접종 후 6주까지 코로나19 감염을 막고, 감염됐더라도 중증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낮춘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와 히브리대, 셰바메디컬센터 등 이스라엘 연구진은 5일(현지시간) 세계적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스라엘 보건부 자료를 통해 입수한 60세 이상 125만2,331명을 대상으로, 1차 부스터샷 접종자와 2차 부스터샷 접종자를 나눠 접종 후 감염 여부와 감염 이후 중증도 이환율 등을 비교했다. 대상자 가운데 2차 부스터샷까지 접종한 사람은 62만3,355명이었고, 1차 부스터샷만 접종한 사람은 62만8,976명이었다. 연구 대상자들은 올해 1월 10일부터 3월 2일 사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BNT162b2’를 접종했다. 연구진은 해당 기간이 이스라엘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급격히 확산했던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2차 부스터샷의 효과는 단기적으로 두드러졌다. 실제 100만 인일(사람 수×날짜 수)당 코로나19 확진은 2차 부스터샷 그룹에서 177인일로 나타난 데 반해, 1차 부스터샷 그룹에서는 361인일으로 집계됐다. 중증 환자 역시 2차 부스터샷 그룹에서 1.5인일이었으며 1차 부스터샷 그룹에선 3.9인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차 부스터샷 그룹이 1차 부스터샷 그룹에 비해 코로나19 감염률은 절반가량 낮고, 감염 후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은 28%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접종한 이스라엘 60세 이상 고령층 중 2차 부스터샷을 접종한 사람이 1차 부스터샷만 접종한 사람보다 더 보호를 받았다는 얘기다.
다만 연구진은 2차 부스터샷이 장기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중증도로 전환되는 것을 막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추적 기간이 너무 짧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2차 부스터샷 그룹과 1차 부스터샷 그룹의 중증 이환율을 접종 후 기간 별로 분석한 결과 6주차까지는 2차 부스터샷 접종자의 중증 보호가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8주차에는 1.1배 보호받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감염 예방효과 역시 8주가 지나면 1차 부스터샷 접종 그룹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