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신 하나님을 믿는 이슬람 신앙의 특징은 일상의 삶에서 영속적으로 정해진 신앙 의식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매일같이 반복되는 다섯 번의 의무 예배와 매년 이슬람력 9월(Ramadan) 한 달 동안 수행하는 단식, 1년을 단위로 수익을 정산하여 순수 저축금이 발생했을 때 지불하는 의무희사, 일 평생에 반드시 한 번은 수행해야 할 성지순례가 그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영속적인 신앙 행위가 일상의 삶에서 모범적으로 실천되었을 때 무슬림은 천국에 임하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이러한 영속적인 신앙 실천의 일환으로 올해도 어김없이 라마단 단식월이 찾아왔다. 라마단 단식월이 무슬림들에게 그 의미가 더욱 크고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라마단 달의 단식을 통하여 자신들이 소홀히 했던 삶의 본질을 되찾고 나아가 하나님의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헤지라(태음력에 기초한 이슬람 연도) 1443년 라마단 달의 첫 주를 보내며 단식을 하는 무슬림들에게 오늘은 내가 한 달 내내 건강하게 단식에 임할 수 있을까 하는 막연한 긴장감과 더불어 낮 시간 동안의 단식을 끝내고 맞이하는 식사시간에 목을 축이는 한 모금 물의 소중함 그리고 참신앙을 몸소 체험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참신앙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이러한 단식은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성인 남녀 무슬림 모두에게 단식을 할 수 없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반드시 이를 지키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 의무 규정에도 불구하고 부득이 이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충분히 자신의 현실을 고려하여 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하였다.
또한 라마단 달의 의무 단식은 연로하여 단식을 할 수 없는 노약자나 완쾌될 수 없는 불치의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자신이 행하지 못한 단식일 수만큼 주변에 있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해 주는 것으로 단식의 의무가 면제될 수도 있다.
선지자 무함마드는 라마단 단식월을 묘사하여 '라마단 달의 처음 10일은 자비이며 중간의 10일은 용서이고 마지막 10일은 불 지옥으로부터 구원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것과 같이 라마단 성월은 무슬림들에게 참으로 자비로운 달이며 용서의 달이고 또한 구원의 달이다. 무슬림 누구에게나 하나님의 자비와 용서, 그리고 구원의 문은 열려 있으며 무슬림은 그 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할 수 있는 완전한 권리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완전한 권리는 스스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한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의무를 다하지 않는 무슬림에게 이러한 성스러운 기회는 고통과 변명으로 가득한 불행한 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라마단 성월의 하루하루는 자신의 내면 깊숙이 내재되어 있는 본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자기 성찰의 시간임을 알 수 있다. 라마단 한 달 동안의 단식은 자신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회개를 유도하고 이를 통하여 정신건강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단식을 하면서 육체적 한계를 체험하고 나아가 인내의 소중한 가치를 배우게 된다. 따라서 단식은 무슬림들에게 이슬람 공동체의 진정한 의미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소중한 체험의 기회이기도 하다. 단식은 이슬람을 완성하는 다섯 기둥 중 하나다. 그래서 이를 성실히 지킴으로써 무슬림은 신앙의 완성을 기할 수 있으며 동시에 자신이 무슬림임을 확실히 하여 무슬림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다. 또한 한국과 같은 열악한 이슬람 환경에서 단식은 비무슬림과 구별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이로 인하여 사람들에게 이슬람의 계율을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