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뚫고 3년 만에 야외 페스티벌이 돌아온다

입력
2022.04.07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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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뷰티풀 민트 라이프, 서울재즈페스티벌, 7월 워터밤 등 야외 음악 축제 개최 확정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하면서 지난 2년간 꽁꽁 얼어 있던 대중음악 콘서트가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방탄소년단이 서울에서 세 차례의 대규모 콘서트를 여는 등 국내 가수들의 공연이 잇달아 열리는 가운데 봄철 야외 페스티벌도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2년간 중단된 해외 대중음악가들의 콘서트도 하나둘 재개되는 모양새다.

5일 서울재즈페스티벌 측은 3년 만에 행사 개최를 확정하고 공연 일정을 내달 27~29일로 공지했다. 무대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 마련된다. 티켓 예매 일정과 출연진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유명 해외 음악가들의 공연도 포함될 전망이다. 영국 밴드 프렙, 미국 싱어송라이터 알렉 벤자민 등의 출연이 점쳐지고 있다. 프라이빗커브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하루 5,000명의 관객만 수용해 지정석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면서 “추후 거리두기 조치가 더 완화되면 최대 8,000명까지 수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는 실내 공연장의 경우 최대 5,000명, 실외 공연장은 수용인원(좌석 수 기준)의 50%로 제한하고 있다. 지정 좌석이 아닌 스탠딩석 티켓 판매는 불가능하다. 이 같은 제한 때문에 앞서 같은 장소인 88잔디마당에서 5월 개최를 확정한 야외 대중음악 축제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2’도 하루 수용 인원을 5,000명 수준으로 줄였다. 내달 15, 16일 열리는 이 축제에는 멜로망스, 데이브레이크, 소란, 이승윤, 폴킴, 정은지 등이 출연한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는 지난해 1년 8개월 만에 국내에서 처음 열렸던 대형 야외 대중음악 축제로, 모든 참석자를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는 등 모범적인 운영으로 코로나19 시대 야외 대규모 공연의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뷰티풀 민트 라이프 관계자는 “야구장과 축구장의 경우 정부가 100% 관객 수용을 허용한 것처럼 야외 공연장도 100% 수용할 수 있도록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름철 대중음악 축제 중 하나인 워터밤도 3년 만에 개최를 확정하고 티켓 예매를 시작했다. K팝과 힙합,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장르 음악 공연과 물총놀이를 결합한 이벤트인 워터밤은 7월 15~17일 열리는데 장소와 출연진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1차 예매 티켓이 대부분 팔려나갔다. 국내 대표 록페스티벌인 인천 펜타포트락페스티벌 역시 올해는 3년 만에 오프라인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대규모 야외 음악 축제인 후지록페스티벌과 서머소닉이 개최 일정과 출연진을 확정하고 일찌감치 티켓 판매에 들어갔다. 두 행사는 2020년에는 열리지 못했고 지난해는 일본 음악가들로만 출연진을 채우거나 규모를 축소해 개최한 바 있다. 올해 후지록페스티벌에는 잭 화이트, 할시, 톰 미시 등이 출연하고 서머소닉엔 더 1975, 포스트 말론, 오프스프링 등이 무대에 오른다. 상당수의 해외 음악가들이 일본 공연 일정에 맞춰 내한공연을 결정하는 만큼 이들의 국내 공연이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21일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조치가 시행되면서 국내에서도 해외 음악가들의 내한공연이 하나둘 재개되고 있다. 하티아 부니아티슈빌리, 미샤 마이스키,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등 클래식 연주자들의 내한공연이 잇달아 확정된 가운데 일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4월 8일), 유러피안 재즈 트리오(6월 6일) 등이 내한공연을 열 예정이다. 해외 팝스타들의 내한공연을 주로 기획하는 업체 관계자는 “대중음악 공연에는 정부가 유독 까다로운 거리두기 지침을 적용하고 있어서 해외 아티스트들의 내한공연은 당분간은 중소 규모 위주로 기획될 듯하고 유명 팝스타들의 대규모 공연은 하반기 이후에나 기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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