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벌어진 윌 스미스의 폭행 논란의 여파는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로까지 이어졌다.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어워즈 사전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네이트 바가치는 검은색 헬멧을 쓰고 무대에 올랐다.
시상식 진행을 맡은 배우 레바 버턴은 바가치를 소개하며 "당신들도 알다시피 다음 발표자는 코미디언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주의를 준다"며 "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절대 일어서지 말고 몸에서 손을 떼지 말라"고 말했다. 바가치의 헬멧 착용과 버턴의 말은 지난달 27일 윌 스미스가 아카데미 생방송 중 객석에서 벌떡 일어나 무대에 오른 뒤 당시 시상자였던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린 것에 대한 풍자였다.
바가치는 "많은 사람이 코미디언들은 앞으로 시상식 무대에서 농담을 할 때 꼭 헬멧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며 "헌데 써보니 얼굴이 가려지지 않아 때릴 수 있는 곳에 되레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농담했다. 그의 말에 객석에선 웃음이 터졌다.
윌 스미스는 록에 폭력을 가해 사면초가에 놓인 처지다.
록이 탈모증을 앓는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농담거리로 삼은 것은 부적절했지만, 그 대응을 폭력으로 맞받은 건 '선'을 넘었다는 게 미국 여론이다. 윌 스미스는 아카데미 하루 뒤인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내 행동은 충격적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공개 사과했지만, 그를 향한 싸늘한 시선은 쉬 걷히지 않고 있다.
논란의 불길이 꺼지지 않자 윌 스미스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자격을 반납했다. 아카데미 이사회는 윌 스미스의 회원 사퇴를 즉각 받아들였고, 더 나아가 징계 절차에 돌입했다. 아카데미는 회원 행동 규범에 학대와 괴롭힘, 차별 반대를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회원 자격 정지, 제명 등 징계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