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걸리던 배송, 단 4일만에… 국내 구매 못지 않은 e커머스 해외직구

입력
2022.04.05 10:30
배송기간 4~7일로 단축에 '무료배송'까지 
출산·육아·패션까지 품목도 다양화
접근성·편의성 향상되면서 수요 '쑥'

아는 사람들만 한다는 '해외직구'의 문턱이 낮아졌다. 판매력과 유통망을 갖춘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을 만나면서다. 배송 속도는 빨라지고 배송비는 저렴해졌으며, 품목도 다양해졌다. 여기에 외국어 사용의 부담과 번거로운 교환·반품 문제까지 e커머스가 감당하면서 국내 판매 못지않게 간편해졌다.

해외배송 기간이 단 4일?…어떻게 단축했나

e커머스 해외직구는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5일 e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년 동기 대비 해외직구 매출은 티몬이 60%, 롯데온이 50%가량 성장했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아마존과 손잡은 후 해외직구 거래규모가 최근 3배 이상 불어났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온라인 해외직구 거래액은 전년 대비 26.4% 늘어난 5조 원에 달해 전체 시장도 커지는 중이다.

이는 해외직구의 걸림돌이던 배송 속도와 배송비가 개선된 덕분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해외직구는 배송에 길면 한 달이 걸렸지만 요새는 4~7일로 단축됐다.

11번가는 한국 직구 고객의 선호 상품 16만 개를 선별한 '특별 셀렉션'을 만들고, 이에 해당하는 상품들을 미국 서부 아마존 물류센터에 미리 구비해 배송시간을 크게 줄였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복잡한 해외 주문 처리 프로세스의 오류를 잡는 식으로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추가로 시간을 단축했다. 해외직구 서비스 '로켓직구'를 운영하는 쿠팡은 미국 법인 쿠팡글로벌LCC와 중국 자회사 쿠팡상해무역유한회사가 각각 현지에서 상품을 소싱해 배송시간을 절약했다.

배송비 부담도 줄었다. e커머스 플랫폼이 유료 멤버십 회원이거나 2만, 3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을 해주면서다. 11번가 관계자는 "상품을 제공하는 아마존에서 배송비 정책을 좋은 조건으로 제시했다"며 "구매 데이터가 쌓이면서 배송비 인하의 효과가 드러나 이를 바탕으로 꾸준히 서비스를 보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할인행사·라이브 방송에도 등장…해외직구 보편화

해외직구가 고가의 가전제품 위주로 소비되던 과거와 달리 출산·육아용품, 영양제 등 생필품과 패션으로 품목이 확대된 것도 최근의 변화다. 티몬의 경우 올해 1~3월 해외직구 품목별 매출은 출산·유아동, 스포츠, 패션 순으로 높았다.

할인 프로모션, 라이브방송 등 판매 방식도 다채로워졌다. 지난 2월부터 매월 해외직구 할인 행사인 '직구온데이'를 여는 롯데온은 행사 상품을 미리 구비해놓는 식으로 배송기간과 배송비를 단축해 행사 첫 달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배 증가했다. 여기에 교환·반품 책임제와 실시간 배송현황 조회 시스템을 적용하거나,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세가 포함된 가격으로 안내하는 등 편의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e커머스가 해외직구에 투자하는 이유는 플랫폼 특성상 상품으로 차별화를 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마다 판매 상품이 겹치니 상품 경쟁력에서 우위를 갖기 힘들다"며 "해외직구는 소비자에게 상품 소싱 역량을 어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제품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게 e커머스 해외직구의 강점"이라며 "배송과 가격 중심으로 서비스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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