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22년 전국지방자치단체 경쟁력 평가에서 서울시를 제치고 처음으로 특별·광역시 부문(7개 광역자치단체) 1위를 차지했다. 도(道) 부문(9개 광역자치단체)에서는 전남도가 경기도에 내줬던 1위 자리를 2년 만에 탈환했다.
이번 평가에서 좋은 순위를 기록한 광역지자체들은 탄탄한 곳간을 바탕으로 감염병 확산에 따른 위기 대응에서 성과를 거둬, 높은 평가를 받았다. '빚더미 도시'라는 오명을 썼던 인천은 건전 재정을 달성하며 국제도시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고, 인구소멸 위기 지역인 전남도는 수준 높은 행정서비스로 재정역량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일궈냈다.
이런 결과는 한국일보가 한국정보사회학회와 공동으로 작년 10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국의 16개 광역자치단체 및 226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 지방자치단체 평가'에서 나왔다. 연구는 포항공대(포스텍) 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ISDS)와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ISDPR)가 공동 수행했으며, 올해 평가는 △재정역량(30%)과 행정서비스역량(50%)을 합한 핵심역량(80%) △시의성 높은 이슈를 반영한 부가역량(20%) 평가를 더해 이뤄졌다.
특히 올해 처음 도입된 부가역량 평가 지표는 지난해 각 지자체의 큰 도전과제였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일자리 이슈 등을 반영했다. 이번 평가는 100% 정량지표에 의해 이뤄졌다.
7개 특별ㆍ광역시(세종시 제외) 종합평가에서 1위를 한 인천시는 2020년 4위, 2021년 3위에 이어 올해 1위에 오르며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울산시는 핵심역량(재정·행정서비스)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으나, 코로나19 대응과 일자리 이슈에서 4위로 밀려 종합 2위에 올랐다. 일자리 문제에 적극 대응한 대전시는 3위, 코로나19 대응이 빛난 광주시는 4위에 올랐다.
다만 앞선 평가에서 5년 연속 1위를 기록했던 서울시는 국내 최고 수준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활용해 코로나19와 일자리 이슈에서 최고점수를 받았으나, 다른 분야에서 점수를 따지 못하며 종합 5위로 밀렸다.
도 부문 경쟁력 평가에선 전남도가 핵심역량과 부가역량 양쪽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 충남 경남 강원도가 뒤를 이었다. 2020년 평가에서 낮은 재정 능력에도 불구하고 촘촘한 행정서비스로 1위를 한 전남도는 이번에 행정서비스 수준은 유지한 채 재정역량 순위를 끌어올려 2위를 큰 차이로 제쳤다. 경기도는 핵심역량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코로나19 대응과 일자리 영역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종합 2위를 기록했다. 경남도는 부가역량(일자리)에서 하위권을 기록했지만, 재정역량에서 1위에 오르며 최종 3위를 차지했다.
평가를 진행한 배영 포스텍 ISDS 소장은 “지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각 지자체가 재정·행정적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자원을 활용해 어떤 노력을 펼쳤는지도 중요하다"며 "이번 평가는 그 노력이 어떤 성과로 이어졌는지를 추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각 지자체는 시민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