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오염을 부른다는 이유로 21년째 사실상 방치된 평창 도암댐 재가동을 위한 공론화가 시작됐으나 발전방류가 실현되기는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4일 지역사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강릉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이 강릉수력발전소(도암댐) 발전 재개를 위한 공론화 협약에 사인하면서 논란이 또 불러졌다.
도암댐은 1991년 평창에서 강릉으로 흐르는 송천을 막아 건설한 유역변경식 발전소다. 문제는 완공 후 동강하류에 심각한 수질오염 문제가 일어나자 2001년 3월 방류가 중단됐다. 이후에도 댐 상부 관로에 유연성 섬유사를 주입해 부유물질을 흡착시키는 3FM방식 등 여러 방법을 써봤으나 수질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존폐 논란이 여전한 이유다.
강릉시와 한수원은 이런 내용을 의식한 듯, 발전재개를 기정사실화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기술이 발전한 만큼, 수질 개선 방안과 경제적 효과 등 발전소 재가동으로 인한 득실을 공식적으로 따져보자는 것이다. 시와 한수원은 이달 중 강릉시내 21개 읍면동에서 주민설명회와 전문가들을 초청해 공청회를 연다.
이러자 강릉경실련과 강릉시민행동, 강원영동생명의숲, 시민환경센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강릉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시민의견 수렴 없는 야합과 사기극을 이고 있다"고 강릉시와 한수원을 향해 날을 세웠다.
인근 지역에서도 두 기관의 협약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정선군번영연합회는 "지난달 30일 강릉시와 한수원이 체결한 공론화 협약에 강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도암댐 하류지역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인 만큼 강력한 투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도암댐 재가동을 놓고 자칫 이웃도시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 여지마저 생긴 것이다.
이에 강릉시는 "지난해 12월 사화갈등조정위원회 권고에 따라 강릉수력발전 재개 공론화에 나선 것"이라며 "전문가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재가동을 염두에 둔 결정은 절대 아니다"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