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정점 지났다지만... 고령층 확진자 비율 최대·소아 사망자도 발생

입력
2022.04.02 15:50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 한 달 만에 6%p 증가
"고위험군 중환자 발생 많아질 것"
고령층 이외에도 건강 피해 연령대 확대

오미크론 유행이 확진자 정점 구간 내에서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 비율이 20%를 넘고 소아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건강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국내 확진자 26만4,103명 중 5만6,049명은 60세 이상이다. 비율로는 21.2%로 오미크론 유행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 5명 중 1명 이상이 고위험군이란 얘기다. 확진자의 고령층 비율 증가는 중환자·사망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건강 피해 확대의 전조로 여겨진다.

3월 이후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3월초 15% 안팎에 머물다 3월13일 18.2%로 소폭 증가한 뒤 19일 20.3%를 기록하며 20%대에 진입했다. 이후 17~19%대를 오르내리던 고령층 확진자 비율은 27일 20.9%로 재차 20%대에 진입한 이후 이날은 21%선을 넘어섰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자의 확진자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앞으로 꾸준히 고령층 중환자 발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역 완화의 반대급부인 코로나 희생자들이 제대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환경에서, 정부는 사망자를 단지 숫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건강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망자와 중환자의 연령대도 고령층 이외의 전 연령대로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신규 사망자 339명 중 60세 이상은 302명으로 89%를 차지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고령층 이외에도 하루에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날은 0~9세 소아 사망자가 2명 발생했다. 서울과 부산에서 각각 1명씩 신고됐으며, 기저질환 및 백신접종력 등은 조사 중이다. 이로써 코로나로 사망한 0~9세 아동은 총 13명으로 늘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는 호흡기 증상보다도 기저질환을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고령층이 아니더라도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