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폭행' 윌 스미스, 아카데미 회원 자진 사퇴... "변명의 여지 없다"

입력
2022.04.02 12:13
스미스 "추가 조치도 받아들이겠다"
아카데미 측은 즉각 사퇴 의사 즉각 수리
"징계 절차도 계속 진행"

지난달 27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자신의 아내를 모욕했다는 이유로 진행자 크리스 록의 뺨을 때려 물의를 일으킨 할리우드 스타 윌 스미스가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자격을 반납했다.

1일(현지시간) AFP·AP통신에 따르면 스미스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아카데미 회원직에서 물러나려고 하며, 이사회가 적절하다고 여기는 어떤 추가 조치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성명에서 "시상식에서의 내 행동은 충격적이고 고통스러우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크리스 록과 그 가족, 내 친지, 전 세계 시청자를 비롯해 너무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카데미의 신뢰를 저버렸다"며 "다른 후보와 수상자가 축하하고 축하받아야 할 기회의 장을 내가 빼앗았다. 관심이 다시 후보와 수상자의 성취에 집중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곧바로 바뀌진 않겠지만 앞으로 이성을 넘어선 폭력이 절대로 일으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아카데미 측은 스미스의 사퇴 의사를 즉각 받아들였다. 데이비드 루빈 아카데미 회장은 "18일 예정된 이사회에 앞서 아카데미 행동 규약을 어긴 스미스에 대한 징계 절차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성명은 지난달 30일 아카데미 이사회가 회의를 열고 스미스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간 지 이틀 만에 나왔다. 스미스는 지난달 27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진행자 록이 탈모증을 앓고 있는 자신의 아내 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농담거리로 삼자 무대 위로 올라가 록의 뺨을 때리고 욕설을 내뱉었다. 록이 제이다 핑킷 스미스를 두고 삭발한 미 해군 특수부대 여성대원을 소재로 한 영화 ‘지. 아이. 제인’의 후속편에 나와도 되겠다며 농담을 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는 폭행 후에도 자신의 자리에 계속 앉아있다가 출연작 '킹 리차드'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시상식 후에는 뒤풀이 파티에서 환한 표정으로 노래하고 춤을 추는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기도 했다.

스미스는 시상식 하루 뒤 록에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선을 넘었고 잘못했다"고 공개 사과했지만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미국배우방송인조합(SAG-AFTRA)도 "스미스 사건을 용납할 수 없다"는 성명을 냈고 일부 아카데미 회원도 스미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아카데미는 회원 행동 규범에 학대와 괴롭힘, 차별 반대를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회원 자격 정지, 제명 등 징계를 할 수 있다.

한편 록은 지난달 30일 사건 사흘 만에 처음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아카데미 폭행'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윌버극장에서 열린 코미디쇼 ‘에고 데스’ 무대에서 "관련 사건을 아직 처리하는 중이고 언젠가는 그 일에 대해 얘기하게 될 것"이라며 "진지하고 재밌을 것이다. 일단 오늘은 지난 한 주간 썼던 대본으로 쇼를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