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 있는 공군 제3훈련비행단에서 1일 훈련기(KT-1) 두 대가 공중에서 충돌하는 전례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훈련기가 추락해 조종사 등 탑승자 4명이 모두 숨졌다. 올 들어서만 최고급 전투기 F-35 동체 착륙과 노후 기종인 F-5 추락에 이은 세 번째 공군 항공기 사고다. 공군 조종사들의 안타까운 희생이 더 이상 없도록 사고 방지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충돌은 훈련기 두 대가 공군 사천기지를 이륙한 직후 일어났다. KT-1 훈련기 한 대가 이날 오후 1시 32분 공중훈련비행을 위해 먼저 이륙했고, 5분쯤 후 계기비행으로 이륙한 한 대와 기지 남쪽 약 6㎞ 지점 공중에서 충돌했다. 사고 직후 2대에서 모두 비상탈출이 이뤄졌지만 탑승자 전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에어쇼를 벌이던 곡예비행팀 항공기의 충돌 사고가 간혹 외신에 소개되긴 했어도 비행 훈련 도중에 훈련기끼리 충돌하는 사고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드물다. 사고 원인과 경위에 대한 의문이 남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사고 훈련기는 국내 기술로 설계·개발된 최초의 국산 기본훈련기로, 2000년 8월부터 실전배치됐다. 전투기 조종사 훈련생들이 기초 조종술을 익히는 훈련기로 사용되고 있으며 무장을 탑재해 경공격기(KA-1)로도 운용하고 있다. 이착륙 거리가 짧고 후방석 시계가 양호해 훈련용으로 최적의 항공기라는 평가 속에 2012년 페루에 2억 달러 규모의 KT-1 20대를 수출하기도 했다. 동급에서 최고의 비행성능을 자랑한다는 훈련기라 공중 충돌 자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이다.
사고원인 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책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공군은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재발 방지를 약속하지만 항상 빈말에 그쳤다. 연초 화성에서 추락한 F-5의 경우 연료계통의 결함이 원인으로 조사됐는데 사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의문이다. 사고로 숨진 조종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이번 대책만큼은 공염불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