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티셔츠 논란' 사실로 드러나...고개 숙인 무신사 "판매금액 200% 보상"

입력
2022.04.0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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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 "가품 확인" 본사 공식 입장 공개
무신사, 공식 사과 후 해당 제품 판매 중단
'정품 보장' 무신사 신뢰도에 타격 불가피

40달러짜리 티셔츠에 대한 정·가품 판정을 두고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리셀 플랫폼 '크림'이 벌인 자존심 대결의 승리는 크림에 돌아갔다. 가품 논란이 벌어진 티셔츠 제품의 본사가 크림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그동안 '100% 정품 보장'을 호언장담해오던 무신사는 체면만 구기게 됐다.

네이버 크림은 1일 공지를 통해 "사용자들의 혼란과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문제가 된) 해당 티셔츠에 대한 검수를 브랜드 본사에 직접 문의했고, 그 결과 해당 제품은 명백한 가품으로 판별됐다"며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피어오브갓'에서 보내온 근거 서류를 공개했다. 크림의 가품 판정에 무신사가 "100% 정품이 맞다"고 강경 대응을 예고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에 무신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불편을 겪은 모든 고객에게 공식 사과한다"며 "해당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판매금액의 200%를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어오브갓이 무신사의 감정 요청에는 "정품으로 판정할 수 없다"는 답변을 보내온 데 따른 조치로, 판매된 제품이 가품임을 인정한 것이다. 무신사는 이날 해당 브랜드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검수 정확성' 내세운 크림 vs '정품 보장' 강조한 무신사

논란은 지난 1월 이용자가 리셀을 위해 검수를 맡긴 피어오브갓의 '에센셜' 티셔츠를 크림 측이 가품으로 판정하면서 시작됐다. 크림 측은 "동일 유통 경로로 다수의 가품이 확인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는데, 가품 사례로 제시한 사진에 '무신사 부티크' 브랜드명이 노출되면서 양사 간 갈등이 불거졌다. 무신사는 2월 공지를 통해 "해당 제품은 정품이 맞으며, 크림은 정·가품 판정의 권한이 없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고, 크림이 이에 가품 판정 근거를 들어 재반박하며 양측의 공방이 이어졌다.

무신사 부티크는 무신사에서 '가품 판매 시 200% 보상' 정책까지 내걸 정도로 정품 판매를 보장하는 럭셔리 편집숍이다. 티셔츠 정·가품 여부가 검수 정확성을 내세워 국내 리셀 시장을 장악한 크림과 정품 판매에 대한 신뢰성을 강조하면서 패션 플랫폼 업계의 압도적 1위로 올라선 무신사 간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싸움으로 번진 셈이다.

피어오브갓 부사장 "문제의 상품은 가품"... 무신사 타격 불가피

크림이 이날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브랜드 본사는 일단 크림 측의 손을 들어줬다. 제프 라자로 피어오브갓 부사장은 "크림 측이 요청한 두 가지 티셔츠 사진을 꼼꼼히 살펴본 결과, 해당 제품은 가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라벨 봉제 방식, 로고 모양, 원단 색상 등을 근거로 적시했다. 크림 측은 "이는 지난 2월 크림이 공개했던 검품 기준과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공식 유통처(팍선)에서 가품이 섞여 들어왔거나 △무신사가 가품임을 알고도 해당 제품을 판매했다는 뜻이다. 어느 쪽이든 무신사에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무신사 측은 "문제가 된 티셔츠 상품 외 다른 유통처인 '센스'에서 판매된 새 상품도 가품 판정이 났다"며 "피어오브갓이 지정한 공식 유통처에서 신규 발매한 상품조차 정품 판정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며 억울함도 토로했다.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무신사를 믿고 구매했던 브랜드가 가품일 수도 있다는 의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문제가 된 상품에 대해선 200% 환불을 약속했지만, 이용자들 사이에선 이미 "다른 브랜드가 정품이라는 것은 어떻게 믿냐"는 반응이 터져나오고 있다.

무신사 측은 공지를 통해 "지난해 6월부터 무신사 부티크에서 문제가 된 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별도 신청 절차 없이 판매 금액의 200%를 현금으로 보상할 것"이라며 "이번 문제로 고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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