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3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감염자 중 20% 정도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주된 증상은 피로감, 호흡곤란, 건망증 등이었다. 정부는 좀더 정확한 후유증 연구를 위해 1,000명 규모의 확진자를 추적 관찰해 올해 하반기 중간 결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1일 코로나19 후유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질병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후유증 기준을 따르는데, WHO는 코로나19 증상 발현 이후 3개월부터 최소 2개월간 지속되는 증상 중 다른 질병 진단으로 설명될 수 없는 것을 후유증으로 본다.
국내 연구진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 2만1,615명 중 19.1%(4,139명)가 1개 이상의 코로나 후유증 때문에 의료기관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연구소가 국립중앙의료원, 경북대병원, 연세의료원과 함께 진행한 조사에서도 확진자 중 20~79%가 후유증을 호소했다. 심지어 확진 이후 21개월이 지난 뒤까지 후유증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후유증의 대표적 증상으로는 △피로감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이 꼽혔다. 일부 연구에서는 △중증을 앓았을 경우 후유증이 더 심했고 △경증 환자는 피로감이 많았고 △중증환자는 호흡곤란이 가장 흔하게 발생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또 기분장애, 치매, 심부전 및 탈모에 대한 위험률이 인플루엔자 환자에 비해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방역당국은 후유증을 분석하기 위해 60세 미만 기저질환이 없는 확진자를 포함한 1,000명을 추적 관찰하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선 연구들이 기저질환자나 중증 입원환자 중심이라 일반적인 성인의 후유증과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조사는 확진 판정 후 3개월 간격으로 2차례 진행되며, 올해 하반기쯤 중간 분석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코로나19 후유증 연구는 아직 세계적으로 충분치 않은 상황이고, 기존의 지식만으로는 치료,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추적 관찰 조사를 통해 표준화되고 정밀한 후유증 자료를 확보해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