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낮추고, 한도는 높이고'… 은행들, 대출영업 드라이브

입력
2022.03.31 17:00
케이뱅크, 31일부터 최대 0.4%p 추가 인하
시중은행들도 마이너스 통장 한도 상향
가계대출 축소 우려… 선제적 대출영업 강화

대출 수요가 급감해 이자수익이 줄어들 위험성이 커지자, 은행권이 최근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대출한도를 높이는 등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대출금리 인하로 대출 고객 모으기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마이너스통장·신용대출 등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하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5일에도 대출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내렸다. 카카오뱅크 역시 지난 24일부터 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했다.

시중은행들은 대출 한도 확장으로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들은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최대 3억 원까지 확대했다. 은행들은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축소 요청에 따라 마이너스통장의 한도를 일괄적으로 5,000만 원까지 줄였는데, 이러한 규제가 반 년 만에 풀리게 된 것이다. 전세계약 갱신 시 대출한도 역시 ‘인상분’에서 ‘전셋값의 80%’로 증액됐다.

은행들이 대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높은 대출금리로 인해 가계대출 수요가 최근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주식·암호화폐·부동산 등 자산 투자에 나설 수 있었던 반면, 현재는 대출 이자 부담에 투자가 어려워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석 달 연속 감소했는데, 이는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향후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금리가 더 오를 경우 대출 영업이 급격히 축소될 위험이 있다”며 “선제적으로 몸집이 가벼운 인터넷전문은행들을 중심으로 금리를 먼저 낮춰 대출 수요를 확보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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