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은행 주담대 금리 3.88%... 9년 만에 최고 찍었다

입력
2022.03.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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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연속 상승... 신용대출 5.33%
지표금리 상승 영향 "우상향 가능성"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평균 금리가 9개월 연속 오르면서 약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표 금리가 줄줄이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밀어올린 결과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로 대출을 떠안은 투자자들의 이자 비용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를 보면, 지난 2월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3.88%로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3년 3월(3.97%) 이후 8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4%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6월부터 9개월째 상승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한 달 새 0.05%포인트 올라 5.33%를 나타냈다. 이 역시 2014년 8월(5.38%) 이후 최고치다. 이에 전체 가계대출 금리는 연 3.93%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올랐다. 2014년 7월(3.93%) 이후 가장 높다.

대출금리 오름세는 은행들이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삼는 지표금리가 상승한 영향이 컸다. 한은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와 은행채 등 장단기 지표금리가 상승했고, 일부 은행이 중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면서 전반적인 가계대출 금리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벌어들이는 수입 대비 무리한 수준의 대출을 일으켰던 '영끌족'을 중심으로 이자 부담은 크게 늘어나게 됐다. 특히 금리 인상에 민감한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도 우려를 더하는 대목이다. 2월 은행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를 선택한 비중은 78%로, 전월(76.3%)보다 1.7%포인트 늘었다.

은행권 수신(예금)금리도 올랐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 평균은 연 1.7%로 한 달 새 0.05%포인트 상승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청년희망적금 출시 등으로 정기예금(+0.04%포인트) 및 정기적금(+2.12%포인트)을 중심으로 금리가 비교적 많이 올랐지만,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이 전월보다 0.31%포인트 내린 영향 등을 받아 전체 금리 상승폭은 제한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최근 일부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 상단이 6%를 돌파하는 등 금리 상승세는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한은이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상승 추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금리가 소폭 조정될 수 있지만, 금리는 꾸준히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자 부담이 큰 차주들을 중심으로 상환 여력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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