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시대에 쌓은 김포 대능리토성에서 개흙으로 만든 성벽과 고려시대에 개축한 문 터(문지)가 발굴됐다. 당시 희귀한 축조 방법인 데다 고려의 토성 중 문지가 발견된 건 드문 일이라 학술적 가치가 크다.
한국문화재재단은 경기 김포시 대곶면 대능리 일원에 위치한 대능리토성에서 지난해 10~12월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성벽과 남쪽 문지 구조를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확인된 성벽은 길이 38m, 너비 12.5m, 잔존 높이 2.7m다. 다진 땅 위에 개흙 성분의 반원형 속심을 만들고 돌과 나무로 지지력을 높이는 구조물을 세운 뒤 모래와 점토 성분이 있는 사질점토를 2~20㎝ 두께로 반복해 쌓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독특한 개흙 속심은 성벽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성 안에 있는 저수지에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조사 지역 남쪽 문 터에서는 기단석렬(다진 지면에 돌을 쌓아 경계를 만든 시설물)과 문을 고정하는 돌인 문확석, 문기둥을 지탱하는 돌인 문설주석, 통로부에 깐 얇은 돌 등이 나왔다. 기단석렬이 두 겹인 점으로 미뤄 문을 한 차례 고쳐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유물은 고려시대 기와가 나왔고, 성문 너비는 3.2m 정도다. 재단 관계자는 "고려시대 토성 중 문터 위치와 규모를 파악한 사례는 강화중성과 제주 항파두리성에 이어 세 번째일 정도로 매우 드물다"고 했다.
둘레 1,140m인 대능리토성은 경기도기념물인 '김포 수안산성' 인근에 있다.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 초기까지 김포 일대를 아우른 수안현의 행정 중심지이자 해안 방어를 위한 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