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가 천신만고 끝에 2021~22시즌 프로농구의 최종 승자가 됐다. 구단 통산 3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SK는 3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의 원정경기에서 92-77로 승리했다. 39승(12패)째를 올린 SK는 남은 경기와 상관없이 1위를 확정했다.
SK는 지난 19일 전주 KCC전에서 승리하며 우승 매직넘버 1을 남겨놨지만, 선수단과 코치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여파로, 22일과 28일 경기가 잇따라 연기돼 열흘이 넘도록 우승을 결정짓지 못했다.
올 시즌 SK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안영준이 3점슛 7개를 포함해 29점을 올렸고, 최준용도 22득점(5리바운드, 4어시스트)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김선형은 6어시스트에 19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2019~20시즌 이후 2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SK는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며 6강 플레이오프 승자와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놓고 '봄 농구'를 벌인다.
SK는 전통적인 강팀이지만 우승은 챔프전 2회(1999~2000, 2017~18)와 정규리그 2회(2012~13, 2019~20)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지만 8위에 머물며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SK는 올 시즌 뚜렷한 전력보강 없이도 시즌 15연승을 거두는 등 4라운드부터 독주 행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SK 우승 원동력을 완벽한 신구 조화에서 찾는다. 이상윤 SPOTV 해설위원은 “2019년부터 손발을 맞춰온 외국인 선수 자밀 워니와 허일영 김선형 최부경 등 베테랑이 건재했고, 안영준과 최준용 등의 성장이 돋보인 시즌이었다”고 평가했다.
초보 사령탑 전희철 감독의 지도력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SK에서 12년간 전력분석원, 운영팀장, 수석코치 등을 지냈다. 문경은 전 감독이 물러나고 이번 시즌 지휘봉을 잡은 전 감독은 기존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팀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폈다. 선수들에게 빠른 농구를 주문하며 특유의 공격 농구와 드롭존 수비를 강화시킨 게 대표적이다. 실제 SK는 현재 속공 6.9개로 10개 구단 중 1위에, 팀 득점도 경기당 85.7점으로 가장 높다.
첫 시즌에 정규시즌 우승을 한 KBL 역대 4번째 사령탑이 된 전 감독은 이미 김영만 전 동부(현 DB) 감독이 첫 시즌(2014~15)에 세운 37승을 경신했다. 아직 정규리그가 3경기나 남아 40승 이상도 가능하다.
전 감독은 이런 개인적인 기록보다는 구단 첫 통합 우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 감독은 경기 뒤 “정규리그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아직 절반의 성공이다. 통합 우승을 달성해 목표를 이루겠다”며 “팬들의 열정 덕에 더 힘을 내며 뛰고 있다. 더 많은 사랑 부탁한다. 멋진 우승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