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첫날 서대구역은 잔칫집...첫 승객맞이에 응원 행렬 이어져

입력
2022.03.31 11:50
오전 6시41분 상행선 첫 KTX에 승객 27명 탑승
서대구역 첫 도착승객은 오전 7시45분 최민재 씨
'서대구역 개통 기념 고객 감사 이벤트'도 열려
강구억 서대구역장 "안전수송 사명"

31일 오전 6시41분 대구 서구 이현동 서대구역 1층 상행선 기차가 서는 1번 플랫폼. 새 건물 냄새가 가득 풍기는 이곳에 동대구발 서울행 KTX가 도착하자 승객 27명이 서둘러 탑승했다. 6분 후인 6시47분 부산발 수서행 SRT에는 18명이 탔다. 이들 고속열차에서 내리는 승객은 없었다. 서대구역 첫 도착승객은 이날 오전 7시45분에 플랫폼을 밟은 최민재(34)씨였다. 오전 6시 서울발 부산행 KTX 005호를 타고 온 그에게는 경부선 KTX 50% 할인권 5매와 꽃다발이 건네졌다. KTX에서 커피카트 판매승무원으로도 근무한 그는 "서대구역에 빨리 와보고 싶어 예매가 시작된 지난 25일 오후 2시에 바로 표를 끊었다"며 "광명역을 지날 때쯤 열차팀장이 첫 번째 도착 승객이라고 알려줘서 내내 설렌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서대구시대를 연 서대구역사는 잔칫집 분위기였다. 역사 2층 대합실에는 아침 일찍부터 행선지를 알리는 전광판에 불을 밝혔고, 승차권발매창구에도 승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유니폼을 입은 코레일 관계자들도 대합실에서 승객들에게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를 외치고 있었다. '서대구역 개통 기념 고객 감사 이벤트'에는 승객들에게 전기포트와 라이언열쇠고리 등 기념품 200여 개도 전달됐다.

빵집과 편의점도 매대를 가득 채운채 문을 열었고 108석 규모의 맞이방도 불을 밝혔다. 남측 주차장 인근에는 택시 10대와 204번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도 서대구역 이용 승객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이 일대 기관 단체장과 기업인 등 30여 명도 서대구역을 찾았다. 류한국 서구청장 등 일행은 하행선 플랫폼에서 현수막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열차에 올라 동대구역을 돌아 오기도 했다.

서대구역은 지상 4층, 연면적 8,726㎡ 규모로 기존의 경부선 선로 위에 양방향 420m 길이의 정차선과 승강장을 갖추고 있다. 지난 2019년 3월 국비 92억원, 시비 989억원 등 총사업비 1,081억원을 들여 완공, 30일 개통식이 있은 뒤 이날 0시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주중에는 하루 36회(KTX 26회, SRT 10회), 주말에는 38회(KTX 28회, SRT 10회)씩 고속열차가 정차한다.

앞서 대구시는 낙후된 서남부권을 발전시키고 동대구역에 몰린 이용객을 분산하기 위해 서대구역 건설을 추진해왔다. 지난 2015년에는 국토부가 건설 계획을 확정, 본격 추진됐다.

국토부는 하루 이용객을 6,162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시도 이에 맞춰 '서대구역 종합교통관리대책'을 수립, 시내버스 노선 10개를 신설·연장했다.

향후 서대구역은 대구권광역철도와 대구산업선, 달빛내륙철도, 대구·경북선 등이 지나가는 '교통허브'가 될 전망이다. 서대구역 개통을 시작으로 '서대구역세권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이 일대가 남부권 경제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구억 서대구역장은 "대구 서남부권 140만 인구를 넘어 고령 성주 등 인근지역까지 더하면 서대구역은 150여 만명의 열차이용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안전수송이라는 사명아래 승객들이 편리하게 서대구역을 이용할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



대구=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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