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식 봉사' 약속 지킨 윤석열 당선인 "취임하면 또 오겠다"

입력
2022.03.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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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택 대주교 "사회적 약자 챙겨주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를 찾아 배식 봉사 활동을 했다. 대선 기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예방한 자리에서 "선거가 끝나면 봉사하러 오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명동성당에서 배식 봉사에 앞서 정 대주교와 차담을 가졌다. 대선후보였던 지난달 9일 예방에 이어 두 번째로, 당선 후 공개적으로 종교계 지도자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윤 당선인은 서울대 법대 재학 시절 친구들과 성당을 다니며 천주교 세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례명은 '암브로시오'다.

이날 차담의 주제는 '봉사'였다. 정 대주교는 "선거 마치고 한 번 봉사를 오신다고 했는데, 바쁜 시간에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윤 당선인은 "제가 취임하고 오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 약속한 것이니까 빨리 가라고 했다"고 웃으며 답했다. 윤 당선인은 또 "취임 뒤 여러 일정을 보고 한 번 (명동 밥집에) 오겠다"며 '2차 봉사'를 약속했다.

정 대주교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잘 챙겨주고, 그런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고 윤 당선인에게 덕담을 건넸다. 이어 "당선 소감으로 '국민을 편가르지 않고 통합의 정치를 펴 나가라는 국민들의 호소를 귀담아 듣겠다'고 한 말씀에 공감한다"며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넘어 통합의 정치를 해주시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진행된 배식 봉사는 서울대교구 측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 '명동 밥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해 1월 염수정 추기경의 제안으로 문을 열었다. 매주 수·금·일요일에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다.

정 대주교는 "평일에는 600~700명, 주일에는 800명 정도 온다"며 "봉사자 중엔 신부님, 수녀님, 신자들도 많지만 신자 아닌 분들도 오신다. 어떻게 보면 매일 같이 기적이 일어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김현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