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으로 가득하던 카페에 와인이 진열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와인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일부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실험'에 돌입한 것이다. 온라인으로 주문한 와인을 카페에서 받는 서비스도 생기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몇몇 프랜차이즈 카페의 와인 판매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이후 본격화됐다. 와인 대중화로 소비가 늘면서 카페에서 굿즈를 사듯 가볍게 와인을 구매하거나 선물하는 사람들이 증가했고, 카페 이용객이 줄면서 소비자를 끌 수 있는 다양한 옵션도 중요해졌다. '홈파티'를 즐기며 케이크, 쿠키 등 디저트류와 와인을 함께 즐기는 문화가 자연스러워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할리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와인 판매를 시작해 현재 전국 26개 매장에서 와인 메뉴를 판매 중이다. 파스쿠찌도 일부 매장에서 이탈리아 와인을 판다. 엔제리너스는 석촌호수점을 시작으로 전국 12개 직영점에서 매월 '이달의 와인' 등 30여종의 와인을 판매하고 탐앤탐스는 아예 '와인탐탐'이라는 이름의 와인 비스트로를 서울 영등포와 경기 광명시의 두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브랜드 이름에 '커피'와 '와인'이 한꺼번에 포함된 커핀그루나루의 경우 영업 초기부터 매장에서 커피와 와인을 함께 메뉴에 올려왔다.
주류 스마트오더 방식이 가능해진 이후 와인 수령 '창구'로 기능하는 카페도 생겼다. 마켓컬리는 앱에서 주문한 와인을 프랜차이즈 카페 아티제에서 수령하는 '셀프픽업' 서비스를 시범운영한다. 구매할 수 있는 와인은 9,500원 가성비 와인부터 110만 원짜리 고급 와인까지 200여 종에 달한다. 현재는 서울 강남·잠실·여의도, 경기 판교·분당 등 수도권 아티제 10여 개 매장에서 픽업이 가능하다.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주류 판매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과 손잡을 수밖에 없는 마켓컬리와 메뉴 다양화 및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아티제의 필요조건이 서로 맞아 떨어진 셈이다.
최근 '저가 커피'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특화 매장을 늘리고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는 프랜차이즈 카페에 와인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엔제리너스 석촌호수점만 해도 와인 등 주류 판매로 저녁 시간대 매출이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 전문점이라는 본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와인 취급 매장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