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매화가 폈다" 尹 "정말 아름답다"… 두 손 맞잡은 신구 권력

입력
2022.03.28 19:47
문 대통령·윤 당선인 대선 후 첫 회동
미소로 악수했지만, '거리'는 유지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청와대에서 만났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대선 이후 첫 회동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미소를 지으며 첫 인사를 나눴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 59분쯤 청와대에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여민관 앞에서 윤 당선인을 기다리다가 윤 당선인이 차량에서 내리자 미소를 지으며 두 손을 맞잡았다.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지난 9일 대선이 치러진 지 19일 만에 두 사람이 마주한 것이다.

▶윤 당선인: “잘 계셨죠?”

▶문 대통령: “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장제원 당선인비서실장과도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윤 당선인: (여민관을 가리키며) “이쪽 어디에서 회의를 한 기억이 난다. 문 대통령을 모시고 했던 것 같다.”

▶문 대통령: “(여민관 안에) 회의실이 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첫 만남 때 악수를 한 이후로는 서로에게 친밀함을 표하는 제스처를 하진 않았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청와대 마당인 녹지원을 가로질러 나란히 걸었다. 문 대통령이 안내했다. 만찬 회동 배석자인 유 비서실장과 장 비서실장이 따라 걸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꽃과 나무를 소재로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 “매화 꽃이 폈다.”

▶윤 당선인: “정말 아름답다.”

▶문 대통령: (상춘재(常春齋) 현판을 가리키며) “항상 봄과 같이 아마 국민들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윤 당선인: “네. (한 나무를 가리키며) 저건 무슨 꽃인지 모르겠다.”

▶문 대통령: “산수유나무다. (상춘재를 가리키며) 청와대에 이런 전통 한옥이 없기 때문에 여러 모로 상징적인 건물이다. 좋은 마당도 어우러져 있어서 여러 행사에 사용하고 있다."

▶윤 당선인: (상춘재 주변을 둘러 보며) “아유 정말...”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오후 6시 3분 상춘재 안으로 들어가 만찬을 겸한 회동을 시작했다. 양측은 별도의 의제 없이 다양한 주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