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다큐’ 제작 숀 펜 “오스카, 젤렌스키 초청 안 하면 트로피 박살”

입력
2022.03.28 09:55
"젤렌스키 연설 없는 오스카 시상식 보이콧해야"
폴란드 머물며 다큐 제작·우크라 난민 구호 활동

할리우드 유명 배우이자 감독인 숀 펜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제94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청해 연설을 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펜은 26일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리 모두에게 이야기할 기회를 주는 것보다 아카데미가 할 수 있는 더 대단한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시상식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를 언급하며 “아카데미 측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연설할 시간을 주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펜은 “만약 AMPAS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초청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시상식 보이콧 운동에 나설 것”이라며 “내가 받은 트로피도 공개적으로 부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영화 ‘미스틱 리버’와 ‘밀크’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펜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설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며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시상식 참석자들은 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뽑은 ‘2012 평화의 인물’인 펜은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지난달 우크라이나로 직접 날아가 전장을 돌아봤다. 수도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면담하고 지난달 24일에는 우크라이나 정부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전쟁이 발발한 이후에는 안전상 이유로 폴란드에 머물면서 자신이 이끄는 비영리재단 ‘코어(CORE)’를 통해 우크라이나 난민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표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