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이뤄낸 부산 BNK가 2위 아산 우리은행의 10연승을 저지하며 2021~22시즌 정규리그를 마무리했다.
BNK는 27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전에서 78-62로 승리했다. 지난 25일 PO행을 확정한 BNK는 이날 홈팬들 앞에서 기분 좋게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우리은행은 21승9패를 기록하며 2위로 PO에 진출했다.
정규리그 4위(12승18패)로 턱걸이한 BNK는 지난 시즌 4위로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이뤄낸 용인 삼성생명처럼 기적에 도전하게 됐다. 창단 3년 만에 이뤄낸 첫 PO 진출이다. 전신인 OK저축은행과 KDB생명 시절까지 포함해도 2011~12시즌 이후 10년 만의 PO 합류다.
BNK는 2라운드까지 1승9패에 그치며 부산 하나원큐와 힘겨운 탈꼴찌 경쟁을 했지만 베테랑 김한별이 부상에서 복귀한 뒤 조직력을 다듬어 3라운드부터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1일 하나원큐를 꺾은 데 이어 삼성생명, 우리은행까지 차례로 제압하며 상승세를 탔다. 김한별은 중요 순간마다 득점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집중된 상대 수비를 활용해 동료들에게 볼 배급을 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강아정도 고비 때마다 3점슛으로 힘을 보탰다.
베테랑의 경험이 더해지자 유망주들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포인트가드 안혜지는 코트를 진두지휘하며 어시스트 1위에 올랐고, 진안은 골밑에서 돋보이며 리바운드 2위·득점 5위에 올랐다. 이소희는 외곽에서 강점을 살리며 3점슛 2위·득점 9위를 기록했다. 김일두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리그 중반에 이르면서 베테랑의 노련함에 유망주들의 기동력과 패기가 곁들여져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고 분석했다.
BNK의 변화에는 여자 사령탑 최초로 PO 진출을 이뤄낸 박정은 감독의 리더십도 한몫을 했다. 올 시즌 부임한 박 감독은 스타 선수 출신답게 후배들에게 일일이 역할을 부여하며 세심한 지도를 했고, 베테랑조차 경기에서 흔들리면 “이름값으로 농구하는 게 아니다”라며 강한 리더십을 보였다. 박 감독은 “경험 있는 감독이었다면 조직력을 빨리 끌어올렸을 텐데 시즌 초반이 아쉬웠다”며 “플레이오프 진출 목표를 이룬 만큼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BNK가 31일 PO(3전 2승제) 1차전에서 상대할 팀은 우승후보인 정규리그 1위 청주 KB스타즈다. 박 감독은 “6번 대결해 모두 졌지만, 4번 정도는 접전을 벌이며 선전했다. 잘된 부분과 그렇지 않았던 점을 세밀하게 분석해 재미있는 경기를 벌이겠다”며 반란을 예고했다.
반면 용인 삼성생명은 지난 25일 최하위팀 부천 하나원큐에 덜미를 잡히며 11승10패로 마감, 여자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디펜딩챔피언이 PO에 오르지 못한 경우가 됐다.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 18년 만에 정상을 차지한 뒤 챔프전 최우수 선수 김한별을 트레이드했고, 김보미가 은퇴하는 등 대대적인 리빌딩을 거쳤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순위와 상관없이 신인들이 탄탄한 경험을 쌓는 데 주력했다. 4라운드면 경기력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