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울진시, 산불 이재민 사용할 임시주택 설치
입력
2022.03.24 14:00
권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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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uckles120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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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관세 으름장...멕시코 수출기지 삼는 한국 기업들 전략 수정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한마디에 한국 기업들이 또 한 번 떨고 있다. 수출 전진 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멕시코를 향해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 중간재는 물론 완성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 입장에선 가격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게 불 보듯 뻔해졌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트럼프 당선자가 발언을 철회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멕시코 대신 미국 본토를 선택해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기업들은 멕시코 생산 기지 증설 계획을 재검토하고 미국에서 만드는 물량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취임 직후 '관세 25%'를 물리겠다고 선포한 이웃 국가는 캐나다와 멕시코다. 이 중 멕시코는 여러 한국 기업들이 북미 수출 전초 기지로 삼고 있다. 멕시코는 미국,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USMCA)을 체결해서 기업들은 멕시코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미국, 캐나다로 수출할 경우 '무(無) 관세' 혜택을 누렸다. 이에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멕시코에 투자했던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기아 등 2,000여 개다. 한국의 대멕시코 투자액도 지난해 7억5,400만 달러(약 1조604억 원)로, 일본에 이어 아시아 국가 중 두 번째로 많다. 트럼프 당선자의 관세 발언을 두고 "북미 시장의 자유무역 판을 완전히 뒤엎는 것"이란 평가가 뒤따른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트럼프 당선자는 높은 관세를 예고하며 두 국가를 향해 국경, 마약 문제를 언급했다"며 "자유무역 시스템을 볼모 삼아 자국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어 "멕시코, 캐나다가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대응을 하지 않으면 25%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트럼프 당선자 뜻대로 외국 기업들이 미국 본토에서 생산해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기업들도 멕시코 관세 인상 여파를 바삐 계산하며 생산 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 USMCA를 염두에 두고 멕시코에 지은 삼성전자, LG전자의 TV·모니터 공장들은 생산량 조절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신 트럼프 1기 때 '세탁기 관세 폭탄'으로 미국에 만들어 놓은 생산 거점(사우스캐롤라이나주, 테네시주)에 라인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계도 관세 인상 여부를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기아는 멕시코에서 소형차를 중심으로 15만 대가량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관세 인상이 현실화하면 완성차의 미국·멕시코의 생산량 조절, 판매 지역 전환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주로 하는 기업들의 셈범은 복잡하다. 자사 제품 공급처가 미국일지 멕시코일지에 따라 생산 계획 조정 폭에 차이가 난다. 멕시코 내 완성차 브랜드에 제품을 납품하는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같은 부품사들은 관세 영향을 직접 받진 않지만 미국 테슬라 등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는 멕시코 생산 공장 건설 계획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위증교사 '무죄' 기사회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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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 없다고 무죄 된 위증교사... 2심법원은 이재명의 '마음'을 재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위증교사' 1심 무죄 판결에 검찰이 즉각 항소를 예고하면서, 사건은 곧바로 제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1심법원이 '위증'과 '교사' 두 행위 모두 있었다고 보면서도 '위증교사죄'를 인정하지 않은 결론을 내린 터라, 주관적 영역인 '고의'를 어떻게 입증할지를 두고 검찰과 이 대표 사이에 치열한 법리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25일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 부탁 탓에 위증했다는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인 김진성씨에겐 유죄를 인정하면서, 정작 이 증언을 요청한 이 대표에게 범의가 없다고 결론 내린 법원 판결을 법리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단 이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는 이 대표가 김씨에게 일종의 부추김(교사행위)을 하긴 했다고 봤다. 다만 이 대표가 증언 부탁(방어권 행사)을 넘어, 거짓말을 하게끔 만들 의도(교사의 고의)나 위증 실행에 대한 확신(정범의 고의)이 있었다고 볼 직접 증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1심의 이런 '법리적 분해'를 두고, 법조계에선 '재판부가 과도한 입증 잣대를 들이댔는지가 항소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위증 범행 성격상 객관적 증거가 남아 있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이번 사건에서 유달리 '내심'에 대한 근거를 까다롭게 요구했는지 검찰이 항소심에서 문제 삼아 볼 만하다는 얘기다. 특히 현직 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도내 개발 사업에 연관된 김씨에게 증언을 요구한 것에 대해 미필적 고의(범죄 발생 가능성을 알고서도 행하는 것)를 인정할 수 있을지가 주로 다퉈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씨 스스로 "압박받았다"고 자백한 만큼, 위계에 의한 암묵적 교사고의로 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한 현직 판사는 "위증교사자가 상급자냐 친구냐 동생이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크게 다르지 않겠냐"며 "위증교사 범행에서 교사범과 정범 간 지위 관계를 고려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고, 재판부가 그러한 명시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면 다툼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대표 측 주장이 담긴 변론요지서를 김씨에게 전달한 것이 '통상적 증언 요청'으로 인정된 부분에서도 공방이 있을 수 있다. "피고인 측 증인에겐 일반적인 일"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검찰 신청 증인이 자기 신문조서를 읽고 들어가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란 비판도 있다. 다른 현직 판사는 "피고인이 신청한 증인은 기본적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증인신문 전 미리 만나 얘기하는 일은 흔하고, 법원도 이를 감안하고 듣는다"며 "1심 재판부는 통화 녹취록과 함께 따져봤을 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김씨가 이 대표 변호인과 면담 후 위증 내용을 구체화한 과정에, 이 대표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다시 쟁점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1심은 "이 대표가 파악한 사실관계와 맞지 않은 질문을 변호인이 한 것이, 이 대표가 신문사항 작성에 관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라고 판단했다. 이를 두고 형사재판 경험이 많은 한 부장판사는 "피고인 성향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는 문제"라며 "신문 사항이 간단하지 않고 수십 개가 넘어간다면, 그중에 피고인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포함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대표의 관여 여부를 함부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명태균 녹취 공개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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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영감이 기다려" "김 여사에게 줘야"... 명태균 'VIP 이름팔기' 선거마다 반복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등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를 구속한 검찰이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정면으로 겨누면서 수사가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검찰은 명씨가 관여한 각종 여론조사의 실시 배경 및 과정, 돈 거래 여부 등 여론조사 조작·왜곡 의혹의 실체를 살피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26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최근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함께 그가 개입한 여론조사 등을 전반적으로 살피고 있다. 명씨가 실소유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여론조사 실무를 직접 맡은 강혜경씨를 전날부터 연이틀 소환해 여론조사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 수사는 당분간 △조작 여부 확인 △정치권과의 거래 여부(비용 대납 여부) 등 크게 두 갈래로 이어질 전망이다. 당시 드러난 사실이나 관련자 증언을 종합하면 '명태균표' 여론조사에는 일정한 패턴이 발견된다. 명씨는 ①'김종인 영감이 기다린다'거나 '김건희 여사에게 올려야 한다' 등 윗선(VIP)을 언급한 발언으로 관심을 끌어 여론조사 비용을 받아내고 ②미래한국연구소의 보고서를 건넨 뒤 ③선거 결과가 적중하면 이를 기반으로 다른 선거에 기웃거리는 행태를 반복했다. 먼저 영향력 과시를 위해 '인맥'과 '미공표 여론조사'로 환심을 샀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3개월 전 명씨는 4선 김영선 전 의원과 함께 '오세훈 캠프' 문을 두드린 후 연구소에서 미리 해 온 여론조사 결과지를 내보였다. 당시 오 캠프 인사는 본보 통화에서 "명씨가 처음 가져온 것이 캠프에서 보던 판세와 달라, 로데이터를 가져오라고 요구하다가 대판 싸웠다"고 말했다. 그 뒤로 명씨를 멀리했다는 것이 오 캠프 측 설명이다. 명씨 지휘로 여론조사를 맡은 강씨 주장은 다르다. 그는 "오 후보 쪽에 미공표 여론조사가 분명히 전달됐다고 안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을 위해 연구소는 13차례 미공표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주장은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A씨의 행적이 공개되며 의심으로 커졌다. A씨가 2021년 2~3월 5회에 걸쳐 명씨 측에 수천만 원을 건넨 기록이 나온 것이다. A씨는 "캠프에서 '팽' 당한 동향후배 명씨를 따로 접촉했고, '여론조사에 돈이 없는데 김종인 영감이 기다린다'고 해 밥값, 용돈조로 몇 차례 걸쳐 3,300만 원을 건넸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명씨와 함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여러 번 만났고 여론조사 결과가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오 캠프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명씨에게 용돈 격으로 현금을 더 건넨 적도 있다면서, 이는 여론조사 대가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통상 미공표 여론조사는 의뢰인과 수행자 외엔 보고받을 수 없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에 신고하지 않아도 되는 이 조사는 표본을 만져 왜곡된 결과를 도출하더라도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의뢰자 본인(캠프 여론조사 담당)이 아닌 이에게 전달하거나 캠프 내에서 공유하면 문제가 된다. 공표 행위로 해석될 수 있기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비서를 통해 명씨의 여론조사 결과지를 받아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경선엔 아무 영향이 없었다고 일축하고 있다. 오 시장도 '(결과를) 본 적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나타난 이 구조는 윤 대통령을 위한 대선 여론조사에서도 판박이처럼 드러난다. 명씨와 강씨의 통화 녹취를 보면, 명씨가 실무자 강씨에게 "윤석열, 김건희가 기다린다"며 수 차례 미공표 여론조사를 지휘하고, 결과를 빠르게 달라고 채근한 정황이 등장한다. 실제 미래한국연구소 관계자들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대선 6일 전) 26차례 미공표 여론조사가 윤 대통령 측에 보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 결과는 윤 대통령 우세로 도출됐다. 이 대가로 명씨가 김 여사에게서 '돈봉투'를 받았다거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핵심은 명씨가 '여론조사 대상' 정치인 주변에서 받은 돈으로 미공표 여론조사를 한 뒤, 유력 정치인들에게 전달하며 자기 영향력을 부풀렸던 이 구조가 현행법 위반인지 여부다. 이 과정에서 ①비공표 여론조사가 캠프에 공식 보고됐는지(후보 인지 여부) ②여론조사 조작이 있었는지(표본 부풀리기 통한 결과 왜곡 여부) ③관계자와 명씨 사이 뒷거래 여부(여론조사 비용 대납 등)가 수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명씨가 여론조사 측면에서 개입한 의혹이 제기된 선거만 서울시장 보선,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20대 대선, 6·1 지방선거(경기지사) 및 국회의원 재보선 등 최소 5개다. 수사팀은 관계자를 순차 조사하며 여론조사 조작 및 정치권 거래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전망이다.
제 47기 명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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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완벽한 수읽기로 결승에 오른 박정환 9단
두 기사 모두 초읽기에 몰린 상황에서 절체절명의 대마 수읽기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백1은 필수. 이 자리를 끊겼다간 바로 대마 몰살이다. 흑2 역시 변상일 9단의 시간 연장책이자 최대한 중앙을 틀어막아 상변 대마사냥에 도움을 주겠다는 뜻이다. 백3은 11도 백1에 두는 게 더 간명했던 장면. 백7, 15가 선수로 작용해 백이 빅 형태로 삶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 두 기사 모두 아직 수읽기에 확신이 없는 듯 착수하는 손길이 다급하다. 백7, 9가 그런 와중에 찾아낸 백의 승착. 중앙과 상변을 동시에 생환시키는 유일한 수였다. 당황한 변상일 9단은 흑10의 악수 교환 이후 흑12에 두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미 곤란한 상황이었다. 12도 흑1에 연결하는 것 역시 백2, 4로 진출하면 흑5와 백6의 끊음이 맞보기 되어 백 대마는 살아있다. 실전 백15가 이 대국의 결승점. 이 수를 발견한 순간 상변 백 대마가 살아있다. 변상일 9단이 흑16으로 옥쇄를 택하며 백29까지 흑이 도로 잡히게 됐다. 더 이상 둘 수 없는 흑이 돌을 거두며 종국. 박정환 9단의 백 불계승이다. 국후 인터뷰에서 박정환 9단은 “초반 단계에서 바꿔치기부터 계속 결과가 안 좋았던 것 같다. 그 후로도 계속 약간 비관하고 있었는데 중앙 대마 싸움으로 변하면서 해볼 만한 승부가 된 것 같다. 그 후에도 계속 복잡했는데 다행히 수가 성립했다”라는 총평을 남겼다. 반면 변상일 9단은 “초반엔 확실히 좋다고 느꼈는데 중반부터 큰 실수가 잦았던 것 같다. 내 실수가 계속 보여서 그 후론 계속 형세를 비관하며 뒀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박정환 9단은 이 대국에서 승리를 거두며 결승전에 선착했다. 변상일 9단은 이지현 9단과의 패자 조 결승을 통해 재차 기회를 갖는다.